출렁이는 글로벌시장에 '금리인상 자신감' 잃은 Fed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달 기준금리 유지 결정을 내리면서 글로벌 주가 하락과 중국 경제성장 둔화 등의 리스크를 고려해 적절한 금리 인상 경로에 관한 기존 시각을 바꾸는 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Fed가 17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록에 따르면, 다수의 위원이 연초 글로벌 증시 요동과 국제 유가 하락,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미국의 인플레이션 전망 하락 등 국내외 요인들이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증가시켰다고 지적하면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인상 계획에 관한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출렁이는 글로벌시장에 '금리인상 자신감' 잃은 Fed
Fed는 지난해 말 기준금리를 연 0~0.25%에서 연 0.25~0.5%로 0.25%포인트 올리면서 올해 총 4차례에 걸쳐 1%포인트가량 금리를 높일 것으로 전망했었다.

위원들은 중국의 환율정책 불확실성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 중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 과정과 환율 불안 등으로 성장이 둔화될 경우 다른 신흥개발국과 원자재 수출국 등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다시 미국 경제에 ‘잠재적 제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미국의 노동시장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지출 및 생산 관련 지표들은 부진했다고 인정했다. 에너지 가격의 하락과 미 달러가치의 지속적 상승 등으로 중기적 인플레이션 목표(2%) 달성 시기도 예상보다 지연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대다수 FOMC 위원은 “이런 대내외 요인들이 미국 경제 활동에 미칠 전반적 영향은 아직 불분명하다”며 “더 충분한 데이터를 봐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Fed가 미국 경제 전망과 금리 인상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 회의록을 통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회의록에 ‘불확실성(uncertainty)’과 ‘다운사이드 리스크(downside risk)’란 단어가 각각 14번과 5번 사용되고, ‘업사이드(upside)’는 두 번만 사용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Fed는 내달 15, 16일 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된 미국 연방기금금리 선물 가격에는 Fed가 3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93.8%로 반영됐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