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이 16일(현지시간) 대규모 회사채 발행을 통해 미 국채값까지 떨어뜨리며(국채금리 상승) 존재감을 과시했다.

애플은 이날 총 120억달러(약 14조70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전했다. 이는 올해 발행된 회사채 중 지난달 세계 최대 맥주회사 AB인베브의 450억달러(약 55조2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애플 회사채에 예상을 뛰어넘는 280억달러의 주문이 몰리면서 이날 미 국채값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초우량 기업인 애플의 회사채는 리스크가 적은 반면 기대수익은 국채의 두 배 가까이 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선호한다.

애플의 10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미 국채에 1.5%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더한 연 3.28%로 결정됐다. 애플은 이날 만기 2년부터 30년까지, 변동 및 고정금리 조건으로 모두 9종류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이날 3.3bp(1bp=0.01%포인트) 오른(국채값 하락) 연 1.779%에 마감했다. 30년 만기는 4.3bp 오른 연 2.642%, 2년 만기는 2.4bp 오른 연 0.722%에 거래됐다. 애플이 회사채를 발행하는 목적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지급을 위해서라고 외신은 전했다. 애플은 2170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 중 93%를 유럽 등 해외법인에 쌓아놓고 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