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995억 달러 줄어든 3조2300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중국 인민은행이 7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2012년 이후 3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의 외환보유액 감소는 위안화 절하를 우려한 외국자본의 해외유출과 미국 헤지펀드들의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면서 중국 정부가 시장개입에 나선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12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중국의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로 위안화 약세가 가팔라지자 달러매도를 통한 시장개입을 단햄하면서 외환보유액이 1079억달러가 줄었다.

이에 따라 국제 외환시장에서는 중국의 1월 외환보유액이 얼마나 감소했느냐에 따라 중국 정부의 추가적인 정책대응능력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발표한 3조2300억 달러는 블룸버그통신이 월가의 대형 투자은행(IB)과 조사기관 등이 예측한 수치의 중간값인 3조2100억달러를 소폭 웃도는 수치다.

라지브 비스워스 IHS 글로벌인사이트의 아시아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통화전쟁을 감당할 수 있는) 상당한 실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하지만 최근의 외환보유액 감소규모와 속도는 앞으로 지속가능한 수준이 아니다는 점도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중국의 외환보유액 감소 규모는 1조 달러에 달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이후 본격화되고 있는 위안화와 홍콩 달러의 약세에 대한 헤지펀드의 투기적 베팅에 대해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강한 경고와 함께 연일 대규모 시장개입을 단행하고 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