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폴 "유럽에 온 어린이들, 착취·학대·인신매매에 취약"

터키에서 출발해 선박을 타고 그리스로 향하는 선상난민 중 어린이의 비중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현지시간)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에 따르면 그리스부터 마케도니아에 걸친 국경을 넘는 난민 중 어린이와 여성이 비중이 유럽 난민사태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성인 남성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라 크로웨 유니세프 대변인은 터키와 그리스 사이의 에게해를 건너는 난민 중 미성년자의 비율이 36%라고 밝혔다.

크로웨 대변인은 에게해 난민 중에 어린이와 여성을 더한 비율은 거의 60%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수치는 작년 6월 성인 남성의 비율이 73%였다는 조사 결과와 비교할 때 현격한 변화를 보여준다.

유니세프의 난민·이주민 위기 특별조정관인 마리 피에르 프와리에는 "어린이, 여성 난민이 급증한 것은 바다에서 위험이 커진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프와리에 조정관은 "특히 겨울이라서 위험이 크고 육지에서도 더 많은 보호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이주기구(IOM)는 터키와 그리스 사이의 바다를 건너다가 지난 1월 한 달 동안 익사한 난민 272명 중 60명이 미성년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 1월을 포함해 이 지역에서 최근 5개월 동안 물에 빠져 숨진 어린이는 모두 330명으로 집계됐다.

작년에 바다를 통해 유럽으로 건너오다가 익사한 전체 난민의 규모는 4천명 정도로 파악된다.

유럽연합(EU)은 어린이 난민이 많아지자 도착 후에 발생할 수 있는 인신매매 같은 위험도 경계하고 있다.

IOM은 지난 1월 그리스에 온 난민 6만2천200명 중에 대다수가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에서 왔으며 3분의 1 정도가 미성년자를 데리고 있었다고 밝혔다.

유럽의 공동 경찰기구인 유로폴은 어른을 따라온 난민 어린이 1만명 이상이 유럽에 와서 등록한 이후 18∼24개월 동안에 행적을 알 수 없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유로폴은 혼자 유럽에 들어온 어린이들이 착취, 학대, 인신매매 등에 특별히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크로웨 대변인은 "어린이 보호 체계가 전 지역에 걸쳐 완전히 무너졌다"며 "어린이가 밀입국 중개업자나 인신매매 업자들에게 희생되지 않도록 제도를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네바 AFP=연합뉴스)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