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분석…"루비오는 후반으로 갈수록 유리…초반에 살아남아야"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경선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 결과 '빅3'의 윤곽이 나왔지만 이들이 공화당 대권 후보 티켓을 거머쥐기까지는 갈 길이 아직 멀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1위에 오른 테드 크루즈 상원위원(텍사스)과 일격을 당한 도널드 트럼프,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마르코 루비오 상원위원(플로리다)은 저마다 가진 한계를 뛰어넘어야 최종 승자로 웃을 수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크루즈 의원에게는 보수 복음주의 개신교도들의 열렬한 지지를 뛰어넘는 폭넓은 지지층 확보가 필요하다.

크루즈가 대선 풍향계로 꼽히는 아이오와에서 승리를 차지한 것이 아이오와가 보수성이 강한 색채를 띠고 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있다.

아이오와 코커스의 출구 조사에서 크루즈는 "매우 보수적"이라고 자신을 표현한 유권자 가운데 43%의 지지를 얻었다.

온건한 성향의 유권자로부터 얻은 지지율은 9%에 그쳤다.

3월 첫 화요일 동시다발 경선이 펼쳐지는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을 비롯한 경선 초반에 보수성이 강한 주가 많이 있다는 점은 크루즈에게 유리하다.

반면 경선 후반으로 갈수록 크루즈는 상대적으로 온건한 복음주의 개신교도들의 표심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런 면에서 3월 15일 열리는 플로리다, 오하이오 주 경선이 크루즈에게는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여론조사에서 거의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트럼프에게 아이오와 경선은 충격으로 다가가고 있다.

9일에 있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경선)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크루즈에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는 있지만 한번 기세가 꺾인 만큼 안심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트럼프는 일단 전통적인 이상과 인구학적 분포 면에서 다른 후보보다 다양한 지지를 얻는다는 것은 장점이다.

미국 남부와 동부, 북동부의 공업지대에서 트럼프가 강세를 보인다는 여론조사도 있다.

특히 웨스트버지니아와 뉴욕은 트럼프의 인기가 높은 곳이다.

다만 전통적으로 공화당 강세지역인 서부 지역에서 트럼프의 지지도가 낮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다.

서부 지역은 인종 갈등이 상대적으로 낮다.

트럼프가 그동안 이슬람 난민과 멕시코 이민자 등에 적대감을 보였다는 점에서 공략하기 어려운 지역일 수 있다.

아이오와 경선에서 존재감을 과시한 루비오 의원은 경선 초반이 고비다.

아이오와 출구 조사를 보면 루비오는 보수성이 강하고 학력이 낮은 유권자들에게 특히 약한 모습을 보였다.

보수성이 짙은 주들의 경선이 앞쪽에 몰려 있다는 점은 크루즈에게 이익이지만 반대로 루비오에게는 불리한 요소다.

다만 루비오가 슈퍼 화요일을 포함한 초반 경선에서 살아남는다면 후반으로 갈수록 세력 확장에 힘을 붙일 수 있다.

NYT는 "4∼5월로 가면 경선 일정은 루비오에게 점점 우호적이 될 것"이라며 뉴욕이나 캘리포니아, 뉴저지 등 부유하고 온건하며 교육 수준이 높은 유권자가 많은 주에서 루비오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