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교육기관대표자협의회서 유치 전략 논의

해외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유학 후 취업을 지원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유학으로 인해 오히려 취업 기회를 놓칠까봐 걱정하는 유학생이 적지 않다는 게 그 이유다.

데라사와 겐이치 주한 일본대사관 주제주일본국총영사는 28일 제주도 제주시 라마다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어교육기관대표자협의회(한대협) 제20차 워크숍에서 "해외로 나가는 일본 유학생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취업 활동의 시기를 놓칠 수 있고,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게 주된 이유"라고 밝혔다.

한국에 유학온 일본인 학생은 꾸준히 증가하다가 한일 관계가 악화한 2012년 이후 줄어들기 시작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일본 출신 유학생은 2012년 2천334명에서 2013년 2천184명, 2014년 2천147명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회복세를 보였다.

데라사와 총영사는 "저출산과 학교 재정상의 이유로 세계적으로 유학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취업에 미치는 악영향과 경제적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유학 후 취업 정보를 제공하고, 인턴십과 해외 자원봉사 기회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데라사와 총영사는 "지역과 연계하는 방안도 생각해야 한다"며 "지역의 특성을 살려 지역 간 교류를 통해 유학생을 유치하는 것도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박달림 몽골민족대학교 한국어학과장 역시 "유학생에게는 취업이 당면한 과제"라며 취업 지원과 경제적 부담 경감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한류와 한국의 경제발전에 대한 학습 열기로 한국 내 몽골 유학생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몽골인 유학생 수는 지난해 10월 기준 4천355명으로 중국, 베트남, 일본에 이어 4번째로 많았다.

박 학과장은 그러나 "경제적 이유로 유학을 부담스러워하는 몽골인이 많다"며 "비자를 얻으려면 한 달간 예치금 1만5천 달러(약 1천800만 원)를 유지한 후 비자를 신청해야 하는데 몽골의 평균 소득을 고려하면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가 후원한 이번 워크숍에는 각 대학의 한국어 교육기관 대표자와 유관기관 관계자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한대협 이관식 회장은 환영사에서 "우수 유학생의 유치와 관리, 교원의 지위 향상과 처우 개선, 효율적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 한국어 교육기관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며 "이번 행사가 회원 학교의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연합뉴스 한민족센터 김은주 본부장은 축사를 통해 "한국어 교육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개선돼야만 2023년까지 유학생 20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정부의 '스터디 코리아 프로젝트' 목표가 달성될 수 있다"며 한국어 교육기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이날 워크숍에선 국립국제교육원 김광호 원장과 송향근 세종학당재단 이사장이 각각 '국내 유학생 현황과 유치 정책'과 '세종학당의 해외 한국어 교육 사업'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워크숍 마지막 날인 29일에는 국립국어원이 한국어 교육 사업을 소개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한대협은 외국인과 재외동포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효과적으로 교육하기 위해 2006년 출범했다.

현재 각 대학교 산하 한국어 교육기관 140여 곳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okk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