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질병통제센터 "브라질·멕시코 등 중남미 14개국 여행 자제해야"

지난해 5월 브라질에서 감염 사례가 처음 보고된 뒤 미국과 영국, 대만 등 세계 곳곳에서 감염자가 속출하면서 공포가 확산하고 있는 '지카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초엔 중남미에 서식하는 모기에 의해서 감염되는 것으로만 알려졌으나 최근 대만에서 중남미에 간 적이 없는 남성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다른 감염 경로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25일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에 따르면 지카 바이러스는 원래 아프리카, 동남아, 태평양 섬지역에서도 감염 사례가 보고된 적이 있다.

그러나 작년 5월 남미 지역인 브라질에서 처음으로 보고된 뒤 감염 지역과 사례가 급속도로 확산했고 이 바이러스가 신생아 소두증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주목과 함께 우려를 자아냈다.

지카 바이러스는 황열, 뎅기열 바이러스와 같은 계열로 분류되며 주요 매개체는 '이집트 숲모기'(Aedes aegypti)로 알려져 있다.

감염됐을 때 증상으로는 오열, 발진, 관절통, 안구충혈 등의 증세가 나타나지만 심각하지는 않다.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심각한 사례는 드물고 감염자 75%에게는 증상이 아예 나타나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최근 브라질에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가 소두증을 앓는 아기를 출산한다는 가설이 나오자 우려가 커졌다.

학자들은 지카 바이러스가 전신마비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희소 질환인 '길랭-바레 증후군'의 원인으로 추정된다는 가설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 질환은 면역체계가 신경세포를 공격하는 희소병으로 대다수가 완전히 회복되지만 장기적 신경손상을 보인 환자도 보고됐다.

하지만 지카 바이러스는 작년에 국내에서 기승을 부린 메르스처럼 일상에서 급속도로 퍼지는 질병은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은 대부분이 감염된 모기에 물릴 때 발생한다.

물론 감염된 사람의 피를 빨아먹은 모기가 다른 사람을 물었을 때도 전염된다.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되는 사례로는 수혈이나 성관계처럼 체액을 교환한 경우를 들 수 있다.

어머니를 통해 태아에게 전염되는 것도 이에 포함된다.

감염 경로를 고려할 때 감염을 막을 가장 좋은 방법은 지카 바이러스 경고국에 대한 여행을 자제하는 것이다.

CDC는 볼리비아, 에콰도르, 가아아나, 브라질, 콜롬비아, 엘살바도르, 프랑스령 가이아나, 과테말라, 온두라스, 멕시코, 파나마, 파라과이, 수리남,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14개국을 경고국으로 지정했다.

카리브해 지역의 바베이도스, 세인트마틴, 아이티, 마르티니크, 푸에르토리코, 오세아니아의 사모아, 아프리카의 카보베르데도 경고국 목록에 포함돼 있다.

지카 바이러스는 백신이 없기에 일단 모기를 피해야 한다.

특히 CDC는 이집트숲모기가 낮에 활동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주목하라고 당부했다.

야외 활동을 할 때 곤충 퇴치제를 몸에 뿌리거나 긴 옷을 입어 모기에 물릴 노출부위를 줄이는 것도 예방책이다.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는 국내의 '흰줄숲모기'(Aedes albopictus)도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의 흰줄숲모기를 2011년부터 감시해온 결과 지금까지 지카 바이러스를 보유한 개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