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서방 국가들의 제재 해제 이후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 이란을 방문했다. 이란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경쟁국보다 한발 앞서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동 3개국을 순방 중인 시 주석은 전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중국과 이란 간 양국 관계를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경제 산업 문화 법률 등의 분야에서 총 17개 협약을 체결했다. 두 정상은 특히 양국 간 교역 규모를 향후 10년 안에 연간 6000억달러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2014년 양국 간 교역액(520억달러)의 약 11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이번에 체결한 협약에는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구축과 관련한 내용도 들어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이란 테헤란~마쉬하드 구간 고속철도 건설에 금융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정상회담 직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로하니 대통령은 “시 주석의 테헤란 방문 기간에 맺은 협약으로 양국 관계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란은 중동에서 주요 동반자”라며 “특히 에너지 시장에서 이란과 전략적 협력을 바란다”고 화답했다.

왕원 중국 인민대 충양금융연구원장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제재 해제로 이란 경제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직전”이라며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기 직전에 주식 보유량을 늘리는 것과 같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