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차이잉원
"한국-대만 민주 자유 가치 공통…TPP가입 등 협력하겠다"
"한류 유행시킨 문화정책·정교한 한국음식문화 인상적"


대만의 첫 여성 총통 당선인인 차이잉원(蔡英文·여) 민주진보당(민진당) 주석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며 한국과의 외교·경제적 협력 의사를 밝혔다.

차이 당선인은 총통 당선 후 한국 언론매체 중 처음으로 19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류를 세계적으로 유행시킨 한국정부의 문화 정책이 상당히 참고할만한 가치가 있으며, 한국의 정교한 음식문화에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차이 당선인은 양안관계 전망과 쯔위 논란에 대해선 직접 답변하지 않고 지난 의 16일 총통 당선 기자회견 내용으로 대신하겠다고 전했다.

다음은 차이 당선인과의 서면 인터뷰 일문일답.


-총통에 취임하면 외교 정책 다원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국과 대만 간 관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인가.

▲ 한국과 대만은 아시아의 신흥 민주 국가로서 민주 자유의 가치를 공통으로 지니고 있다.

과거 한 세기 동안 비슷한 역사적 경험이 있으며, 양국 모두 권위주의를 겪고 민주주의 과정으로 지나왔다.

경제, 문화적으로 양국의 경제 발전 방식은 물론 사회문화 발전 과정도 매우 비슷하며 협력과 경쟁의 소중한 경험도 있다.

우리는 한국과 대만 간 이러한 진귀한 공통 경험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지금 세계화 물결에 직면해 경제는 물론 정치도 매우 큰 변화가 있다.

이러한 때 한국과 대만이 오랫동안 유지한 우호 관계와 공통으로 보유한 민주가치, 발전 경험을 토대로 양국 국민의 더 많은 복지뿐만 아니라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행복, 더 많은 이익 증진 가능성을 위해 각 계층의 교류를 강화하기를 기대한다.

- 한국과 대만 모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인데 동반 가입을 추진할 의사가 있나.

▲ 민진당의 향후 정책 목표는 대만 국민의 생활을 개선하고 대만의 경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다.

또, 세계 각 지역과의 교류를 넓히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평화와 협력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강화할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민진당이 집권당으로 복귀한 후 해야 할 일로 각국과의 관계 강화 외에 민관이 공통으로 인식하는 부분이 있다.

이는 TPP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국제경제·무역 기구에 가입하고 더 많은 양자 간 경제·무역 협력을 성사시키는 것다.

이를 위해 한 방면으로 산업의 업그레이드와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

다른 방면으로는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와 다방면의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분명히 국제사회에 더 많은 이익을 제공할 수 있는 계획에 반드시 참여하는 것이다.

- 동북아시아 내 같은 여성 지도자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예전에 박 대통령의 자서전 '나는 박근혜다'(我是朴槿惠)의 중문 판을 위해 추천서를 쓴 적 있다.

여성 정치인, 특히 동방 사회·문화에서의 여성정치인은 필수적으로 남성보다 더 많은 시험을 치러야 했다.

한국과 대만은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겪었으며, 지역과 국제적으로 서로 다른 도전도 겪었다.

여성이 이 중대한 임무를 맡아 국가와 국민을 이끌고 (도전에) 맞서는 것은 시대적으로 상당한 의의가 있다.

- 한국 문화에 대해 상당한 식견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한국 문화와 한식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 지난 몇년 간 한류가 세계적으로 눈부신 유행 문화의 힘이 됐다. 대만에서 한국의 영화와 드라마, 엔터테인먼트 공연이 수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다.

뒤에는 한국 정부의 문화 정책적 노력과 통찰력이 있다고 본다. 상당히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사실 당 주석 취임 전 시간이 날 때 한국 드라마를 보곤 했다.

한국의 음식과 정교하고 세밀한 음식문화에 나도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다.특히 김치가 맛이 있다.

- 현 국민당 정부보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가 경색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16일 당선 기자회견 내용으로 답변) 양안 관계가 지금처럼 평화롭고 안정된 상황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과거 정책의 착오는 원상회복하겠다.

중국과 대만이 서로 대등한 존엄을 추구하고 도발과 의외의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민주제도, 국가정체성(國家認同), 국제공간은 반드시 충분한 존중을 받아야 한다.

그 어떤 억압도 모두 양안 관계의 안정을 파괴하게 될 것이다.

-- 한국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가 한국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든 일 때문에 중국에서 '대만 독립론자 논란'에 휩싸인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16일 당선 기자회견 내용으로 답변) 16살밖에 안 된 여성 연예인이 중화민국(대만) 국기를 든 화면 때문에 억압을 받았다.

이 사건은 당파를 불문하고 대만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이 사건은 내게 국가를 강력하게 만들고, 외부에 대해 일치시키는 것이 바로 차기 총통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는 것을 일깨워줬다.

한 국가의 국민이 국기를 흔드는 것은 모두가 존중해야 할 정당한 권리다.누구도 국민이 자신의 국기를 흔드는 것을 억압할 수 없다.

-- 과열된 선거전 때문에 국민 간 분열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16일 당선 기자회견 내용으로 답변) 대만은 선거 때문에 분열하지 않을 것이다.

대만은 지금 내부로부터, 외부로부터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마찰과 갈등은 이제 여기서 멈춰야 한다. 2300만 대만 국민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고 대만이 처한 어려움을 이겨내겠다.

(타이베이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