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범 5명과 민간인 2명 사망…민간인 중 1명 네덜란드인
도심 스타벅스 등서 자폭 공격후 경찰과 대치…전투방불 총격전
IS, SNS 통해 테러 배후 자처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로 추정되는 테러범들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한복판을 공격했다.

작년 11월 13일 프랑스 파리, 올들어 지난 12일 터키 이스탄불을 공격한 IS가 중동을 제외한 아시아 도시를 공격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IS는 파리 테러를 모방해 카페, 쇼핑몰 등에서 무고한 관광객과 현지인 등을 겨냥한 '소프트타깃 테러'를 잇따라 저질러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언론과 외신보도에 따르면 테러범들은 이날 오전 10시50분께 자카르타 시내 중심가의 대형쇼핑몰인 사리나 쇼핑몰 1층 스타벅스 커피숍 앞에서 자살폭탄을 터뜨렸다.

이어 맞은 편 경찰 초소를 수류탄으로 공격했다.

첫 자살폭탄 공격 이후 권총으로 무장한 2명의 테러범들은 경찰 초소 앞에서 경찰관과 시민에게 총격을 가했으며, 남성 1명을 인질로 잡고 총격전을 벌였다.

현장 주변에 최소 6차례 이상의 폭발이 발생했다는 목격담, 불기둥이 곳곳에 치솟거나 연기가 솟아오르는 영상 등이 SNS에 공유되고 있다.

경찰 측은 당초 최대 14명이 테러에 관여했다고 말했으나 4시간여만인 오후 3시22분께 작전 종료를 선언하며 테러범 5명을 모두 사살했다고 밝혔다.

자폭테러와 시위진압용 장갑차 등을 동원한 경찰특공대의 총격시가전으로 테러범 5명 이외 2명의 민간인이 사망했으며 19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인도네시아 경찰이 밝혔다.

경찰은 사망자 가운데 네덜란드인 1명이 포함돼 있으며, 나머지 1명은 자국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사망자 가운데 캐나다인도 1명이 포함돼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는 등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현재까지 파악된 우리 국민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공격이 IS와 연계한 국내 테러조직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며, 130명의 생명을 앗아간 파리 테러를 모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안톤 차를리얀 인도네시아 경찰 대변인은 "인도네시아 내 IS 연계 조직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며 "오늘 테러의 양상을 보면 이들은 파리 테러를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S도 자카르타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dpa통신 등에 따르면 IS 입장을 대변하는 통신사 아마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IS 전사들이 오늘 오전 인도네시아 수도에서 외국인과 그들을 보호하려는 경찰을 겨냥해 무장 공격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당장 이런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IS의 테러 경고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경찰에 따르면 IS는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콘서트'가 있을 것이며 국제적인 뉴스가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이런 정황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번 자카르타 테러는 IS가 아시아에서 저지른 첫 테러가 된다.

서자바 지역을 방문중이던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날 테러를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우리는 이런 테러를 겁내서도 안되고, 이런 테러에 패배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자살폭탄 공격의 피해를 본 스타벅스 측은 인도네시아 내의 모든 매장의 영업을 잠정적으로 중단키로 했다.

2억5천만 인구 가운데 2억명 이상이 무슬림으로, 세계 최대 이슬람 인구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공격이 있었고, IS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용의자들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지난달 '이슬람국가'(IS) 대원 등 과격 이슬람주의자들의 테러 음모를 적발하고 용의자들을 체포했다.

이후 혹시 모를 테러 공격에 대비해 경찰과 군 병력 15만 명을 동원해 경계를 대폭 강화한 상태다.

지난 2002년 폭탄테러가 발생해 202명이 사망한 발리에도 9천 명의 경찰력이 배치됐다.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