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불안·유가 하락 파장…일본은행 추가 완화 전망 확산

최근 닛케이 평균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엔화 가치가 상승하는 흐름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경제정책(아베노믹스)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닛케이 평균 주가(225종)는 올해 들어 12일까지 거래일 기준 6일 연속 하락했다.

작년 마지막 거래일보다 1천814.75엔 떨어졌으며 약 9.5%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새해에 닛케이 평균 주가가 6일 연속 주가가 하락한 것은 전후 주식거래에서는 처음이다.

닛케이 평균 주가가 지난달 1일 종가기준 2만12.4엔이었는데 12일에는 1만7천218.96엔을 기록해 한 달여 사이에 2천800엔 가까이 하락했다.

최근에는 엔화 가치 상승이 두드러지기 시작해 지난달 초 1달러에 120엔대 초중반이던 환율은 12일 117엔대로 변동했다.

이런 상황은 대규모 금융완화에 따른 엔화 가치 하락과 주가 상승을 바탕으로 경기 회복을 도모하는 아베노믹스의 근본을 흔들고 있다.

주가 하락은 당장 소비 심리를 위축시킬 것이고 기업의 설비 투자를 확대하려는 일본 정부 구상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한 전망은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심리로 이어져 주식을 팔고 엔화를 사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원유 가격 하락으로 산유국의 재정 상태가 악화하면서 주식을 팔고 현금을 늘리는 경향이 강해져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후지코 노리히로(藤戶則弘)미쓰비시(三菱)UFJ모건 스탠리 증권 투자정보부장은 12일 내놓은 '오일 머니의 역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올해 첫 거래일부터 닛케이 평균 주가가 582엔 하락한 것이 "매우 이상한 사태"이며 "역사적인 대변동을 예언하는 것 같은 불길함이 있다"고 평가했다.

아베노믹스 자체가 한계에 봉착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도쿄신문은 13일자 사설에서 기록적인 주가 하락에 관해 "해외 요인만 말할 수는 없다"며 물가는 오르지 않고 경기 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시각에 무게를 실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행이 추가 완화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확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가라카마 다이스케(唐鎌大輔) 미즈호은행 국제외환부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엔화 가치가 작년 최고치인 1달러당 115.86엔보다 높아지고 닛케이 평균 주가가 작년 최저치인 1만6천592.57엔보다 낮아지면 "일본은행이 완전히 무시하기 어렵다"고 아사히(朝日)신문에 견해를 밝혔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