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 끝 향년 69세...끊임없는 음악적 도전으로 명성

영국이 낳은 세계적 명가수 데이비드 보위가 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69세.
가디언, 데일리메일 등 영국 언론은 보위가 18개월간 암으로 투병하다 10일(현지시간) 숨졌다고 11일 보도했다.

보위의 대변인은 "보위는 18개월간의 용감한 암 투병 끝에 이날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평화롭게 숨졌다"고 발표했다.

보위의 아들로 일명 '조위 보위'로도 알려진 덩컨 존스는 트위터에 "사실이라고 말하게 돼 매우 유감이고 슬프다"고 써 부친의 사망 소식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본명이 데이비드 로버트 존스인 보위는 1970년대 '글램 록'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창시자로 명성을 떨쳤으며, 20세기 가장 성공적인 예술가 중 하나로 손꼽힌다.

중성적인 외모에 화려하고 독특한 차림,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음악으로 전 세계 음악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새로운 도전으로 독특한 예술 영역을 만들어 나갔다는 점에서 더욱 인정받고 사랑받은 뮤지션으로 꼽힌다.

NBC 뉴스는 보위가 40여 년 동안 로큰롤의 주요한 '혁신가(innovator)'이자 '쇼맨(showman)'으로서, 한계를 초월하는 시도를 했을 뿐 아니라 스스로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낸 인물이었다고 평가했다.

그에게 가장 큰 명성을 안겨 준 곡은 1969년의 '스페이스 오디티'(Space oddity)'다.

불가사의하고 신비로운 보위 특유의 분위기를 굳혀준 노래인 터라 아직도 대표곡으로 꼽힌다.

3년 뒤 보위는 외계인과 우주에 관한 음반인 '지기 스타더스트'(The Rise and Fall of Ziggy Stardust and the Spiders From Mars)로 돌아와 또다시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기괴하면서도 신비롭고 화려한 이 음반에 대해 전문지 롤링스톤은 '역대 가장 위대한 록 앨범 50' 중 하나로 선정했다.

보위는 1970년대 중반 종말론적 관점을 담은 '신 화이트 듀크'(Thin White Duke), 댄스음악으로 최첨단 시도를 한 '레츠 댄스'(Let's Dance) 등으로 음악적 혁신을 멈추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유럽식 일렉트로닉과 기타 중심의 빠른 메탈까지 넘나드는 등 다양하고 기발한 시도를 했다.

보위는 자신의 69번째 생일인 지난 8일에 맞춰 47번째 음반인 새 정규 앨범 '블랙 스타'(Blackstar·★)를 발표했다.

투병 중이었던 만큼 최근에는 공연을 하거나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일은 거의 없었지만, 칠순을 앞둔 거장은 이 앨범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이 앨범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부자연스러움과 과장을 담아낸 기존의 분위기를 진화시키는 동시에 재즈의 형식을 도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족으로는 던컨 존스와 알렉산드리아 존스 등 두 자녀가 있다.

거장의 죽음에 팬은 물론 정치인과 유명 스타 등의 애도가 잇따르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난 팝의 천재인 데이비드 보위를 듣고 보면서 자랐다.

그는 재창조의 마스터로 (그의 죽음은) 커다란 손실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김지헌 기자 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