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갈등이 경제전쟁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북서유럽에 판매하는 2월 인도분 아랍경질원유 판매 가격을 배럴당 0.60달러 내린다고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중해지역 판매 가격도 0.2달러 내렸다. 이번 가격 인하로 브렌트유와의 차이는 배럴당 4.85달러로 벌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란의 원유시장 복귀에 대비해 사우디가 선제적으로 가격을 낮췄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2012년 이란에 대한 수출 제재가 내려지기 전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각각 수입 원유의 13%와 16%를 이란에 의존했다. 이날 아람코는 아시아에 판매하는 2월분 원유 가격을 오히려 배럴당 0.6달러 올려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했다. 사우디의 억만장자 알왈리드 빈탈랄 왕자(60)는 이날 이란 투자를 더 이상 검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알왈리드 왕자는 투자 관련 회의에 참석해달라는 이란 대사의 요청을 거절했고, 자신의 투자회사가 34%의 지분을 보유한 사우디 저가항공사 플라이나스의 이란행 항공편도 모두 중단시켰다고 덧붙였다. 바레인도 이날 이란과의 왕복항공편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