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ORC조사 결과 힐러리 50%·샌더스 34%
본선 양자대결 땐 트럼프 이기지만 루비오·크루즈엔 석패

미국 대선을 위한 민주당 경선의 선두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최근 열린 토론회를 계기로 2위 주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과의 지지율 격차를 더 벌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CNN은 여론조사기관 ORC과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의 지지율이 50%로 샌더스(34%)보다 16%포인트 높았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지율 격차(16%포인트)는 지난달 말 이뤄진 조사(18%포인트, 클린턴 58%·샌더스 30%)때보다 약간 줄었지만 토론회 전후로 양 후보의 지지율이 큰 차이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9일 이뤄진 민주당 토론회 전 클린턴과 샌더스의 지지율은 각각 45%, 37%로 8%포인트 차이였다.

그러나 토론회 이후 지지율은 클린턴이 60%로 샌더스(27%)를 압도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민주당원 또는 민주당 지지성향의 무소속 414명을 상대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5%포인트이다.

'파리 테러'와 미국 내 샌버너디노 총격 사건 이후 안보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민심이 클린턴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외교 정책 면에서 전체의 72%가 클린턴을 지지한 반면 샌더스의 손을 들어준 응답자는 15%에 불과했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해서도 클린턴(63%)이 샌더스(18%)를 압도했다.

총기 정책 역시 클린턴(51%)을 신뢰한 쪽이 샌더스(30%)보다 많았다.

클린턴은 미국 내 잇단 총격 사건에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샌더스는 상대적으로 총기 규제에 강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고 과거에 규제를 반대한 적도 있다.

경제 문제에 대한 지지율은 클린턴과 샌더스가 각각 47%, 39%로 상대적으로 격차가 크지 않았다.

성별로 보면 여성 유권자 가운데 같은 여성인 클린턴을 지지한 비율은 56%로 샌더스(23%)의 배를 넘었다.

남성 유권자의 지지도 면에서는 샌더스(46%)가 클린턴(44%)을 근소하게 앞질렀다.

남성 유권자들은 샌더스를 조금 더 지지하긴 했지만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후보로는 클린턴(64%)을 꼽았다.

이는 여성 응답 비율(55%)보다도 높은 수치였다.

클린턴의 호감도는 77%로 10월 조사(78%) 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다만 민주당 지지자는 물론 공화당 지지세력, 중립 성향 등을 포함한 조사(1천18명)에서는 클린턴의 호감도(47%)는 비호감(51%)보다 낮았다.

공화당 후보들과 견주었을 때 클린턴의 경쟁력은 나쁘지 않았다.

대통령으로서의 적절한 경험을 갖추었는지와 관련한 물음에 클린턴의 62%의 지지를 얻어 민주·공화당 후보 5명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누가 대통령이 되면 자랑스러워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클린턴(44%)이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43%)에 간발의 차로 앞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본선 양자 대결에서 클린턴(49%)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47%)에 앞섰을 뿐 루비오와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에게는 각각 3%포인트, 2%포인트 차이로 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