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거를 3주 앞두고 터키 사회의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지난 10일 발생해 사망자가 128명까지 늘어난 터키 사상 최악의 폭탄테러 때문이다.

터키 정부는 ‘이슬람국가(IS)’ 등 테러조직의 소행일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지만 반(反)정부 세력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벌인 ‘자작극’으로 의심하고 있다. 안보 불안을 자극해 세력을 결집하려 했다는 것이다. 터키 정부는 부인했지만 테러가 친(親)쿠르드계 정당인 인민민주당(HDP) 지지자들이 대거 참여한 집회에서 일어났다는 점 때문에 의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테러 당시 HDP 지지자들은 터키 정부와 분리주의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PK) 간 유혈 충돌 중단을 촉구하는 평화시위를 위해 모여 있었다. 터키 공군은 테러 발생 다음날인 11일에도 터키 남동부와 이라크 북부 접경지대에서 PPK를 겨냥한 공습을 이어갔다.

지난 6월 시행한 터키 총선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정의개발당(AKP)은 13년 만에 과반석 확보에 실패했다. 쿠르드계 HDP가 선전해서다. AKP는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못해 다음달 1일 조기총선을 치른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