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중국 리스크'] '기준금리·지준율 인하' 초강수에도…상하이 증시 반등 실패
상하이종합지수가 중국 정부의 기준금리 및 지급준비율 인하 조치에도 불구하고 반등에 실패했다. 증시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통화완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6일 전날 대비 1.27% 내린 2927.29에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전날 대비 0.53% 오른 2980.79로 개장했지만 불과 5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오전 한때 2850.71까지 밀린 뒤 오후 들어 3092.04까지 반등하기도 했지만 장마감 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 코스피지수가 2.47% 오른 것을 비롯해 일본(3.20%), 대만(0.52%), 홍콩(0.34%·현지시간 오후 3시 기준) 등이 상승 대열에 동참했다.

전날 저녁 인민은행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지급준비율은 0.50%포인트 각각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힘입어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증시는 3~4%대 상승세를 보였지만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1.29% 하락했다. 뉴욕증시는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장중 급등했지만, 마감 15분을 앞두고 매물이 쏟아지면서 큰 폭으로 밀렸다. 뉴욕증시는 6일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중국 상하이증시의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분석 보고서에서 “일부 우려가 있지만 풍부한 외환보유액, 정부의 정책대응 수단 등을 감안할 때 중국 실물경기가 크게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며 중국 주식에 대한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HSBC는 그러나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앞으로 추가적인 통화완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리커창 총리(사진)는 전날 중국을 방문한 바쿠잔 사진타예프 카자흐스탄 제1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 경제는 여전히 합리적인 구간에 있으며, 실물경제의 각 부문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이어 “중국은 올해 경제발전의 주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올해 7%대 경제성장률 달성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러나 “상하이증시 급락으로 최근 중국 정가에서는 리 총리의 거취 문제가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상하이증시가 급락할 때마다 각종 부양책을 진두지휘한 주역이 리 총리인데, 이것이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리 총리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