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전 세계를 무대로 뜨거운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위기의 한국 외교…'큰 손님' 안 온다] 중국·일본은 전세계 무대 '뜨거운 외교전'
시 주석은 올 상반기 각국 정상을 ‘안방’으로 불러들이는 것은 물론 전 세계를 돌며 공세적인 외교활동을 펼쳤다. 시 주석이 가장 공을 들인 것은 중국과 더불어 ‘브릭스(BRICs)’로 꼽히는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에 대한 외교였다. 지난 4월 말 열린 미·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과 일본이 손잡고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데 대한 대응 차원이었다.

시 주석은 지난 5월 초 러시아 정부가 주최한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것을 시작으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등 브릭스 국가 정상들과 연쇄적으로 정상회담을 했다. 이를 통해 중국은 이들 3개국과 총 91개에 달하는 경제협력 사업에 서명했다.

중국은 또 미국의 ‘우방’ 유럽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도 주력했다. 올 상반기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참여를 이끌어냈고, 지난달에는 유럽을 순방한 리커창 총리가 올 연말 출범하는 유럽연합인프라투자펀드에 비유럽 국가로는 처음으로 참여 의사를 밝혔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시 주석은 취임 초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뜻하는 ‘중국의 꿈’을 화두로 제시한 이래 과거 그 어느 정부보다 공세적인 외교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일본도 국제 외교 무대에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취임 이후 2년7개월 동안 60여 차례에 걸쳐 외국을 방문했다. 일본 총리로서는 가장 많은 해외 방문이다. 지난해 12월 국회 해산에 따른 중의원 선거와 올해 집단적 자위권과 관련한 안보법제 국회 심의로 자국 내 사정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서도 일본 내에서는 물론 해외로 직접 나가 외교전을 펼쳤다.

아베 총리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 확대를 통한 ‘적극적 평화주의’를 강조하면서 동·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인도와 협력 관계를 견고히 하면서 일본 미국 호주의 동맹에 인도를 끼워 넣는 ‘민주적 다이아몬드 동맹’을 실현한다는 전략이다.

경제적으로도 아시아 인프라시장에서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을 통해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한 물량 공세를 펼쳤다. 아베 총리는 지난 5월 향후 5년간 아시아 인프라사업에 약 110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4일에는 일본·메콩강 유역 5개국 정상회의를 열고 3년간 7500억엔을 지원하기로 했다.

도쿄=서정환/베이징=김동윤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