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독일 총리 "그리스 하는 거 봐서 부채 일부 경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사진)가 향후 그리스의 구제금융 프로그램 이행 여부에 따라 부채 일부를 경감해줄 수 있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19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ARD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새로운 구제금융의 첫 번째 조건을 성공적으로 이행하면 이자율을 낮추고 상환 기한을 연장하는 등의 채무경감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채 원금의 30~40%를 깎아주는 ‘헤어컷(원금 탕감)’은 없을 것”이라며 “1100만명의 그리스 국민이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있는 만큼 빨리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과의 불화설을 일축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전날 시사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메르켈 총리와의 견해 차이를 언급하며 “누군가가 신념을 굽히라고 강요한다면 차라리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쇼이블레 장관의 사임에 대한 어떤 요청도 들은 적이 없다”며 “그와 함께 계속 일을 해나갈 것이란 점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그리스에 대한 채권단의 처방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 CNN방송에 출연, “결국에는 그리스가 대규모 부채를 탕감받거나 아니면 유로존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 정부의 능력을 과대평가한 것 같다며 자신의 과오도 인정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