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그리스 사태로 유로존 내 국가들의 깊은 정치적 골이 드러났다고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그리스에 가장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나라는 독일이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최선의 방법이라며 그리스를 5년간 퇴출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일부분 쇼이블레 장관의 의견에 동조하지만 그렉시트가 최선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그렉시트로 유럽연합(EU)의 단합과 국제적 위치에 금이 가는 것을 두려워하며, 발칸반도의 안정을 깨고 그리스에 가난과 사회적 불안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프랑스는 그렉시트에 반대하며 그리스와 독일 사이의 중재자를 자처해왔다.

사회당 소속의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협상안 수용 반대가 우세하게 나오고서는 시리자(급진좌파연합) 정부가 개혁안을 준비하는 데 조언과 기술적 조력을 아끼지 않았다.

올랑드 대통령은 유로존 정상회의 시작 직전에 "오늘 밤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아일랜드, 스페인 등 구제금융을 받았던 나라의 입장은 더 복잡하다.

이들 국가는 그리스가 고통에서 도피하기를 원하지 않으면서도 독일보다는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최근 신문 인터뷰에서 "독일에 '그 정도면 됐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마이클 누난 아일랜드 재무장관도 "항상 그리스가 유로그룹에 속해있기를 바라며 채무 조정 역시 협상의 한 방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외 벨기에와 핀란드, 슬로바키아, 몰타,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등 유로존 내 작은 국가들은 그리스에 대해 쓴소리를 쏟고 있다.

피터 카지미르 슬로바키아 재무장관은 질질 끄면서 통화 분리가 일어나는 것보다는 원만하게 떨어져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핀란드의 한 정당은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받으면 집권당과 연정을 끊겠다는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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