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레이스 초반부터 가열되나

내년 미국 대선 출마를 공식으로 선언한 공화당의 유력주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힐러리 때리기'에 나섰다.

민주·공화당을 통틀어 지지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최대 거물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타깃으로 삼아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대선레이스가 초반부터 달아오를지 주목된다.

부시 전 주지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밤 폭스뉴스에 출연해 클린턴 전 장관을 겨냥해, "그녀는 영리하다.

나는 그녀가 미국을 사랑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8년간 상원의원을 지내면서 법안 3개에만 이름을 올렸다"고 입법활동 부진을 거론했다.

또 "국무장관으로서도 솔직히, 러시아와의 관계 조정이나 벵가지 사건을 비켜가기 위해 리비아에서 미국을 후퇴시킨 것 등이 완전한 실패로 판명났다"고 공세를 취했다.

실제 클린턴 전 장관은 상원의원 시절 74개의 법안을 공동 발의했지만 직접 발의해 입법화한 것은 3개뿐이다.

이어 부시 전 주지사는 클린턴 전 장관의 약점으로 꼽히는 대(對)언론관계도 문제 삼았다.

그는 "나도 실수를 할 것이다. 장담할 수 있다. 그렇다고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에게 그것을 숨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만약 그들이 언론인이라면 '미안하지만, 당신은 올 수 없다. 미안하지만 나는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라고는 말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클린턴 전 장관이 4월12일 출마선언 이래 기자회견을 단 한 차례만 하는 등 언론을 극도로 기피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특히 그의 대선캠프가 클린턴 전 장관에 날을 세워온 데일리메일 기자를 공동취재단에서 제외한 것 등을 염두에 둔 언급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클린턴 전 장관의 캠프도 최근 이런 비판을 의식해 지난주 말 첫 대중연설 이후 언론 접촉을 늘릴 것을 예고했다.

또 그는 "나는 젭 부시인 게 축복이다. 그러나 내가 성공하려면 후보로서 자신만의 길을 가야 한다. 알다시피 누구도 가문을 앞세워 대선을 이길 수 없다"며 대통령 아버지와 형을 둔 부담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소신인 이민개혁에 대해 "국경의 치안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초청 노동자 프로그램(guest-worker program)이 있다면 외국인들이 계절별로 입국해 우리 경제에 필수적인 분야에서 일하고 다기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전 주지사는 지난 15일 출마선언 후 조기 경합주로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 뉴햄프셔, 사우스캐롤라이나, 네바다 주의 투어에 나섰다.

한편, 클린턴 전 장관은 당내 경선도 시작되지 않았는데 벌써 대통령 연임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 투어에서 "대통령으로서 2기 행정부 마지막에 내 남편의 시기보다 더욱 전쟁 없는 경제성장을 누렸음을 확인하기를 원한다"며 '연임'을 언급했다.

또 "남편이 대통령을 한 기간은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성장의 시기였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