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보상절차 뇌기능 활성화시켜 섭식행동 촉진

과일을 먹으면 포만감 대신 허기를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착각이 아닐까 싶은 이런 현상의 원인이 과학적으로 규명됐다.

7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USC) 연구진은 최근 미 국립과학원(PNAS) 회보에 발표한 논문에서 과일에서 자연 생성되는 과당이 배고픔과 식욕을 느끼게 만든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실험에 참여한 24명에게 과당이나 포도당 가운데 하나를 섭취토록 하고 칼로리가 높은 음식 사진을 보여줬다.

그 결과, 과당을 섭취한 실험 참가자들이 포도당을 섭취한 쪽보다 배고픔과 음식에 대한 욕망을 훨씬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과당 섭취가 포도당 섭취에 비해 집중력과 보상 절차에 관여하는 뇌기능을 훨씬 더 많이 활성화시킴으로써 섭식행동을 촉진시킨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과당은 과일과 채소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며, 혈당으로 알려져 있는 포도당은 녹말 같은 주요 탄수화물에서 볼 수 있다.

과당과 포도당이 똑같은 열량을 갖고 있더라도 몸 안에서는 서로 다른 처리 절차를 거친다.

인체 세포는 탄수화물의 양을 조절해 에너지를 만드는 반면, 과당은 간에서 신진대사가 이뤄지고 탄수화물의 7배에 달하는 세포손상을 유발한다.

감미료에 많이 쓰이는 과당이 음식에 많이 들어가면 비만을 늘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경고했다.

연구진은 "비만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는 주범"이라며 "과당을 많이 섭취하는 게 비만의 유행에 중요한 기여 요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과당의 하루 섭취량은 15g이하로 줄이고, 과일주스와 통조림 과일, 건과일 섭취는 피하는 게 좋다고 영양치료사 멜라니 브라운은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