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시가총액 75조불 신기록 행진…'거품' 경고도
세계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지난달 말 75조달러에 육박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 유럽 등 주요국의 양적 완화로 풀린 돈이 글로벌 증시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세계거래소연맹(WFE) 통계와 글로벌 주가지수를 통해 추산한 주요 50개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지난달 말 현재 74조7000억달러로 불어났다. 전달 최고치 기록(67조7900억달러)을 갈아치웠다.

시가총액 1~3위인 미국 중국 일본 증시가 모두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한 달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8.51% 급등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지난달 22일 15년 만에 20,000선을 넘으며 한 달간 1.63% 올랐다. 미국 다우지수는 0.36% 상승했다.

세계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2007년 10월 64조달러를 정점으로 줄어들다가 미국과 일본의 양적 완화에 힘입어 2013년 11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올 들어서는 유럽중앙은행(ECB)까지 양적 완화에 가세하면서 글로벌 증시는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지난달 말 시가총액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합계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5년 세계 GDP는 74조5000억달러로 전망된다. 세계 시가총액이 GDP를 넘은 건 정보기술(IT) 거품 때인 1999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6~2007년 이후 처음이다.

아직 과거와 같은 시장 과열 징후는 나타나고 있지 않아 추가 상승 전망이 여전히 우세한 편이다. 하지만 거품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마크 파버 마크파버자산운용 회장은 지난달 30일 CNBC방송에 출연해 “미국 주식시장은 조금 더 오른 뒤 최소한 30~40% 급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