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미군이 대부분 철수한 아프가니스탄으로 세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잔류 미군의 철군 규모 및 시점을 재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 대변인실의 브래들리 애보트 해병대 소령은 12일(현지시간) 의회전문지 힐(The Hill)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IS가 아프간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어 큰 걱정"이라면서 "아프간이나 파키스탄 같은 나라가 미국과 동맹국을 노리는 극단주의자들의 피란처가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간 안정화 지원부대인 'RSA'(Resolute Support mission in Afghanistan)의 브라이언 트리버스 대변인도 "아프간에서 IS 세력이 막 생겨나는 단계이고 아직은 소규모"라면서 "그러나 IS가 이 지역에서의 세력확대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아프간 탈레반들이 자원을 모으고 관심을 끌고자 자신들의 이름을 '대쉬'(IS를 지칭하는 아랍어)로 바꾸기도 했다"고 전했다.

IS의 아프간 진출은 미국의 철군과 맞물려 있다고 힐은 지적했다.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인 존 캠벨 대장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이 같은 보도를 확인하면서 "(아프간의) IS는 이제 막 생기기 시작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캠벨 대장은 이어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이 '철군에 관해 유연성을 발휘해 달라'는 부탁을 해 왔다"고 전하면서 "철군과 관련해 여러 옵션을 상부에 제시했고, 이는 여름 전쟁 시즌에 더 많은 병력이 남도록 허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직후인 10월 7일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기치 아래 아프간 전쟁에 나선 지 13년 만인 지난해 연말 미군의 전투임무를 끝내며 종전을 선언했다.

지금은 아프간 안정화 지원군 1만800명이 잔류해 있는 상태로, 미국은 올해 중순까지 5천500명으로 줄인 뒤 내년 말까지 완전히 철수할 예정이다.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을 비롯한 공화당 강경파는 미군이 완전히 철군하면 아프가니스탄이 제2의 이라크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완전 철군에 반대하고 있다.

매케인 위원장은 이날 청문회 모두 발언을 통해서도 "미군 철군이 아프간 지상의 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