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이탈리아 초호화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 좌초 당시 모든 승객에 앞서 배를 탈출해 비난을 샀던 선장이 법원의 최종 판결에 앞서 최종 변론을 하는 자리에서 사고가 발생한 이후 자신도 부분적으로 죽어 있는 상태라며 눈물을 보였다고 이탈리아 언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란체스코 셰티노 선장은 이날 토스카나주 그로세토 법원에서 펜으로 미리 쓴 원고를 들고 "사고 이후 3년간 언론의 공격을 받아왔고, 모든 생활이 왜곡돼왔다"면서 "나는 진실과 관계없이 모든 책임이 나에게 전가되는 희생양"이라고 읽고서 눈물을 보였다고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전했다.

그는 이에 앞서 "지난 1월13일 사고 이후 나의 일부분은 죽어 있고, 내가 (희생자들에게) 사과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내가 겪는 고통을 일부러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리 준비한 원고를 다 읽지 못한 셰티노 선장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앉기 전에 "충분해"라고 거듭 주장했다.

셰티노 선장은 지난 2012년 1월 선박이 좌초된 직후 경보음을 늦게 울리고, 승객을 구조하지 않고 좌초된 지 30분 만에 아직 수백 명의 승객과 선원들이 탄 배를 버리고 먼저 탈출한 행위 등으로 재판을 받아왔다.

그는 경보음을 늦게 울린 자신의 결정으로 인명피해가 줄었으며, 자신의 부하 직원들이 암초의 위험을 미리 경고하지 않았다면서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해왔다.

그로세토 법원은 지난 19개월간 진행해온 재판에 대한 최종 판결을 조만간 내릴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이탈리아 검찰은 "32명이 사망한 이 사고에서 셰티노 선장은 선박의 좌초를 가져왔고, 승객의 안전을 살펴보기에 앞서 배를 버려 다중 살해 혐의가 분명하다"며 26년 3개월 형을 구형한 바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류현성 특파원 rhe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