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 여파…美석유업계, 35년 만에 총파업
미국 석유업계 노동자들이 35년 만에 대규모 파업에 나섰다. 최근 국제 유가 급락으로 경영이 어려워진 석유업체들과의 임금 협상이 결렬된 탓으로,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 내 석유제품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석유화학 관련 노동자의 3분의 2가 소속된 미국철강노조(USW)가 정유업체와의 단체협약이 결렬되자 조합원에게 파업을 지시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USW는 이날 정유 기업을 대표하는 로열더치셸과의 협상이 결렬되자 미국 텍사스주와 캘리포니아주 소재 정유소 및 화학공장 9곳의 회원에게 파업을 지시했다. 임금과 작업환경 조건 등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USW는 노동자들에게 3년 기한의 새 노사 단체협약 체결 전까지 작업장으로 돌아가지 말 것을 촉구했다. 작업 중단 노동자 수는 3800명에 달한다. 9개 시설 가동 중단에 따라 타격을 받는 정유 생산량은 182만배럴에 이른다. 하루 전체 정유 생산량(1800만배럴)의 10%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파업은 1980년 미국 전역에 걸쳐 3개월간 일어난 정유업계 파업 후 최대 규모”라며 “전면 파업으로 확대될 미국 정유업계의 63%가 영업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생산 차질이 유가 상승을 가져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투자 컨설팅업체 패트 프라페츠의 데이비드 레녹스 애널리스트는 “파업이 확산된다면 휘발유 등 미국에서 생산되는 석유제품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