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야권 반정부 활동도 주요 위협 요소로 명시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최대 외부 위협으로 규정하는 새 군사 원칙을 채택했다.

이 원칙은 군사안보 분야의 정책 방향과 국방력 구축 및 이용 방안 등을 규정한 공식 문서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서명한 29쪽 분량의 새 군사 원칙은 나토의 군사 잠재력 증강과 러시아 국경으로 군시설 확대, 회원국 확대 등을 최대 외부 위협으로 명시했다.

미국의 유럽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구축, 서방의 우주 무기 배치 노력 등도 주요 외부 위협으로 꼽았다.

또 러시아와 동맹국들의 영토에 대한 외부 세력의 영유권 주장과 내정 간섭도 주요 위협으로 명시했다.

러시아의 크림 병합과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로부터 독립을 선포한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 등에 대한 러시아의 지원을 비판하는 서방을 염두에 둔 조항이다.

주요 내부 위협으론 헌정 질서 파괴와 정치·사회 질서 교란 활동, 테러 조직 활동 등을 거론했다.

야권의 시위와 반정부 활동 등을 심각한 위협 요소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군사 독트린에는 정밀타격 무기를 전략적 억지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조항도 처음으로 추가됐다.

정밀타격 무기에는 지대지 미사일과 공중 및 잠수함 발사 크루즈미사일, 유도폭탄 등이 포함됐으나 이를 언제,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내용을 적시하지는 않았다.

러시아나 동맹국에 핵무기나 대량살상무기 공격이 이뤄지면 핵무기로 대응할 수 있다는 조항은 그대로 유지했다.

러시아는 자국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재래식무기 공격이 있을 때도 핵무기를 동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새 군사 독트린은 천연자원이 풍부한 북극에서 러시아의 이해를 보호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이번 군사독트린은 푸틴이 처음 대통령이 된 2000년과 2010년에 이어 세 번째로 나온 것이다.

새 군사독트린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말미암은 서방과의 대립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나토는 러시아의 새 군사독트린 채택을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오아나 룬게스쿠 나토 대변인은 "나토의 모든 조치는 본질적으로 방어적이고 국제법을 준수한다"면서 "나토는 20년간 그래 왔던 것처럼 러시아와 건설적 관계를 추진하겠지만 러시아가 국제법을 준수할 때만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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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백나리 기자 nari@yna.co.kr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