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로 떼돈 번 직원들, 너도나도 스타트업…알리바바 터전 항저우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알리바바 출신 백만장자들 사이에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창업 열풍이 불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뉴욕 증시 기업공개(IPO)로 떼돈을 번 알리바바 전 직원이 창업에 나서면서 알리바바의 본사가 있는 항저우가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떠올랐다고 22일 보도했다.

글로벌 회계법인 언스트&영에 따르면 중국 내 벤처 투자는 올 들어 9월까지 81억달러(약 8조9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5억달러)의 두 배가 넘는다. 같은 기간 미국 내 벤처투자(373억달러)에 비하면 작은 규모지만 성장세가 빠르다. 또 올해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이 IPO를 통해 조달한 돈은 303억달러로, 미국(49억7000만달러)을 크게 앞섰다. 특히 항저우가 중국의 새 IT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 상하이 GGV캐피털의 제니 리는 “올해 총 20건의 투자 가운데 약 3분의 1이 항저우 지역에서 이뤄졌다”며 “지난해 이 지역 벤처 투자가 한 건도 없던 것과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중소 도시 항저우의 이 같은 변화는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주도했다. 1999년 알리바바를 설립한 마 회장은 대다수 회사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지급했다. 은퇴자에게는 퇴직금 명목으로 주식을 챙겨줬다. 알리바바 측은 자세한 수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직원 중 상당수의 보유주식 가치가 100만달러를 넘겼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마 회장은 지난달 1600명의 전직 사우를 항저우 본사로 초청해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사업을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알리바바에서 10년간 근무했던 쑨수이화는 500만위안(약 9억원)을 투자해 유아 안전용품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했다. 그는 “항저우는 기업 설립이 쉽고 알리바바 동료와의 네트워크가 탄탄하다”고 강조했다.

김보라 기자 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