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카지노 유치 경쟁] 日 "싱가포르형 카지노리조트"…대만 "'제2 마카오' 만든다"
일본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도 경제활성화를 위해 카지노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5월 싱가포르 방문 때 이례적으로 카지노 복합리조트인 ‘마리나 베이 샌즈’를 찾았다. 그 다음달 일본 정부는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의 ‘성장전략’에 카지노 등 복합리조트 추진 계획을 담았다. 경제활성화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카지노 건설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후 일본 내 카지노 건설은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7월 국토교통성, 경제산업성, 경찰청 등 관련 부처 20명의 인원으로 구성된 준비 조직이 출범했다.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등 초당파 의원 연맹은 이달 열리는 임시국회에 ‘복합리조트 추진법안(일명 카지노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이달 3일 개각 때 오타 아키히로 국토교통상을 복합리조트 추진 담당 장관으로 임명했다.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3개 안팎의 카지노를 건설한다는 복안이다. 현재 오사카와 오키나와, 요코하마 등이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일본이 모델로 삼고 있는 것은 카지노가 난립한 라스베이거스나 마카오형보다는 호텔, 국제회의장, 쇼핑시설 등 대형 리조트의 일부로 카지노를 두는 싱가포르형 복합리조트다. 카지노 유치 지역으로 뽑히면 복합리조트 건설에 5000억엔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미 투자 의사를 밝힌 외국계 기업도 있다. MGM리조트인터내셔널의 제임스 뮤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 100억달러 이상을 일본에 투자해 카지노를 포함한 ‘세계 최고 복합리조트’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골드만삭스는 오사카 등 4개 지역에 카지노가 건설될 경우 카지노시장 규모는 연간 1조5000억엔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대만도 카지노 건설을 추진 중이다. 대만 북방에 있는 섬인 마쭈열도를 ‘제2의 마카오’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올초 법 제정을 마치고 2019년 카지노를 개장할 예정이다. 대만은 10년 전부터 카지노 건설을 논의했으나 여론의 벽에 부닥쳐 미뤄오다 싱가포르, 마카오의 성공에 자극받아 속도를 내고 있다.

베트남도 ‘동남아 카지노 허브’를 건설하겠다는 야심찬 목표 아래 카지노 사업에 뛰어들 태세다. 베트남 카지노업체들이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합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