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털루 전투 직후의 나폴레옹 1세처럼 이미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小米)에 대한 한 중국 누리꾼의 평가다. 샤오미는 지난 2분기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로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정작 중국 소비자와 전문가들은 샤오미가 이미 전성기를 지났다는 회의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는 최근 토론광장에 “모방의 달인 샤오미의 최후 운명은?”이란 다소 도발적인 주제를 올렸다. 이 토론에는 중국의 유명 정보기술(IT) 평론가와 일반 누리꾼이 참여했다. 누리꾼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는 6만3000여명이 참여했다. 이 중 62%가량은 ‘샤오미가 이미 전성기를 지났다’는 데 공감을 표시했다.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란 의견은 38%에 그쳤다.

상당수 IT 전문가도 샤오미의 성장세가 꺾이기 시작했다는 비관적인 진단을 내놨다. 지난달 샤오미가 고급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겠다며 공개한 신제품 ‘미4(Mi4)’에서 이미 그 징조가 보이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IT평론가 판스즈신은 “신제품 발표회가 3시간에 걸쳐 진행됐지만 그 어떤 새로운 점도 찾아볼 수 없었다”며 “샤오미 제품은 모방과 베끼기로 가득차 있었고 진정한 기술력은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미4’의 특징으로 소개한 금속 테두리는 애플이 4년 전 구현한 것과 별 차이가 없었다”고 꼬집었다. 평론가 저우쩡훙은 “샤오미 측은 미4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휴대폰이라고 자랑했지만 이는 고객을 속이는 것”이라며 “스냅드래곤801 쿼드코어는 이미 타사 제품이 채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샤오미가 중국 양대 통신사 중 차이나유니콤의 LTE는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며 “많은 스마트폰 업체가 4G 지원이 가능한 제품을 선보였지만 샤오미는 이 부분에서도 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