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크림 자치공화국의 주민투표는 합법이라고 강조하고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급진 세력이 긴장을 고조하고 있어 우려된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 통화에서 크림 주민의 투표는 국제법의 규범에 부합하며 러시아는 크림 주민들의 선택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러시아어를 쓰는 우크라이나 남동부 지역에서 중앙정부의 묵인 아래 급진 세력들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어 우려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동부 하리코프에서는 이날 친러시아 집회가 열렸으며 전날에는 극우 단체인 '우파진영' 소속 무장세력과 친러시아계 시위대 간 총격전이 벌어져 2명이 사망했다.

크렘린궁은 양국 정상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대표단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해 상황을 점검하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반면 메르켈 총리는 이 통화에서 러시아군이 전날 크림 반도 북쪽의 헤르손주(州)에 침투해 천연가스 공급기지를 점령한 것을 비난했다고 총리실이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또 OSCE의 역할을 확대해 우크라이나 동부로 파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이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크림 주민투표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은 바뀐 것이 없다고 확인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의 전국적 차원에서 헌법 개혁을 착수해 사태를 해결하는 방안을 찾고자 케리 장관과 계속 협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크림반도의 우크라이나군 기지 봉쇄를 일시적으로 해제하기로 양측 사령관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justdu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