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조작국' 오명 벗기…위안화 국제화 시동

절상압력 낮은 지금이 적기…"위안화 단기 약세·장기 강세"
인민銀 개입은 여전할 듯
중국이 17일부터 달러에 대한 위안화 일일 변동폭을 1%에서 2%로 확대하는 것은 지금이 위안화 절상 압력을 적게 받을 수 있는 시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2월 수출 부진으로 229억달러의 무역적자를 냈다. 또 최근 경기둔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올 들어 위안화 가치가 1.6% 떨어지는 등 약세를 보여왔다.

○시장환율화는 개혁 과제 중 하나

인민은행도 일일 변동폭 확대 결정을 내린 뒤 성명을 통해 “국제수지 균형에 따라 앞으로 위안화 환율은 크게 오르거나 대폭 내려갈 이유가 없다”며 “위안화는 다른 통화와 마찬가지로 충분히 탄력적으로 쌍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2005년 관리변동제로 전환하면서 위안화의 달러 대비 일일 변동폭을 0.3%로 제한했다. 이 때문에 미국 유럽 등으로부터 위안화 환율이 시장가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후 단계적으로 위안화 변동폭을 확대해왔지만 중국은 매년 환율조작국이라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반면 그동안 위안화는 무역결제에서 유로화를 제치고 달러에 이어 가장 많이 쓰이는 화폐가 됐다. 중국 정부도 위안화의 국제 거래를 적극 장려하고 있어 위안화의 시장환율화는 중국 개혁의 주요 과제 중 하나였다.

이번 조치는 핫머니(투기성 단기자금) 유입을 차단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위안화는 달러에 대한 변동폭이 작은 데다 한 방향으로만 움직여 핫머니가 낮은 위험으로 이익을 챙겨왔다. 그러나 위안화가 변동폭이 커지고 쌍방향으로 움직이면 리스크도 그만큼 커져 쉽게 투기하기 어려워진다.

中, 위안화 하루 변동폭 확대 왜?


○“비정상적 움직임 땐 관리하겠다”

전문가들은 위안화의 변동폭이 커졌다고 해서 위안화 가치가 시장 수급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인민은행이 여전히 기준환율을 고시하고 있고, 실제 환율은 이 고시환율을 기준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의사표현도 분명히 했다.

인민은행은 “만일 위안화 가치가 비정상적으로 큰 폭으로 움직일 경우 위안화 환율의 정상적 움직임을 위해 필요한 조절과 관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차오징밍 대외경제 무역대 교수는 “위안화가 지금보다 3% 이상 변동한다면 인민은행이 위안화 기준 가격 등을 통해 위안화 가치를 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의 위안화 움직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방향성이 엇갈린다. 그러나 단기에는 위안화 약세가 지속되고 중·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루정웨이 흥업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변동폭 확대는 위안화가 일방적으로 절상되는 과정이 사실상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위안화의 변동성이 커지고 이에 따라 외환선물옵션 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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