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오바마 대통령이 지시…러시아에 선택방안 제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영국 런던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난다고 12일 밝혔다.

케리 장관은 이날 하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라브로프 장관에게 특정 선택지를 제시하고 그를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긴장을 완화할 방안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세르게이 장관을 만나라고 지시했다"며 "미국이 할 일은 우크라이나 국민과 국제법, 또 모두의 이해관계를 존중하기 위해 적절한 선택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무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케리 장관은 이번 회동에서 우크라이나 주권과 통일, 영토보전권, 그리고 우크라이나 국민이 러시아의 외부 간섭이나 도발 없이 스스로 미래를 결정할 권리에 대한 미국의 흔들리지 않는 지지를 재차 강조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의 러시아 귀속 투표가 16일로 임박한 가운데 미국이 마지막 중재 노력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되지만 성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케리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은 전날에도 전화 대화에 나섰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케리 장관이 러시아와 대화를 지속하길 원하지만 올바른 대화 환경이 조성돼야 하고 대화 목표는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면책권을 보호하는 것이 돼야 한다"며 "그러나 라브로프 장관으로부터 이를 충족하는 반응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외교부는 "이번 대화에서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화합을 보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며 "크림반도가 국제법에 따라 자신들의 운명을 독립적으로 결정할 권한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케리 장관은 이번 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면담할 예정이었으나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 과도 정부와 대화하거나 협상할 기미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초청을 거부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12일 오후 백악관에서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와 회동하고 우크라이나 과도 정부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지지를 표명할 예정이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