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키신저 전(前) 미국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려면 우크라이나가 자유롭게 정치·경제적 협력 상대를 정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구성원을 화합하는 정부를 구성해 서방과 러시아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해야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는 가입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6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우크라이나 문제가 서방이나 러시아 중 어느 쪽에 합류하느냐를 둘러싼 대결구도로 주로 인식되지만, 우크라이나가 살아남으려면 어느 쪽에 붙어서 상대를 향한 교두보가 되기보다는 양측을 연결하는 다리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경제·정치적 협력상대를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를 가져야하며, 나토에 가입하지 않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국민의 뜻을 모아 화합할 수 있는 정부를 자유롭게 구성하고 지도자는 화합 정책을 채택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확실한 독립국가로서 서방과 협력하지만 러시아에 대한 제도적 적대는 조심스럽게 피하고 있는 핀란드를 본뜨는 것도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러시아에는 "크림반도 합병은 현존하는 세계질서와 양립할 수 없다"고 못박으면서도 우크라이나에는 "국제감시관의 감독 아래 치러지는 선거에서 크림반도의 자치를 강화하면 러시아가 크림반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인정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이 지역을 잘 아는 사람들은 이런 제안이 모든 정파의 입맛을 맞출 수 없다는 것을 안다"며 "관건은 모두 완벽하게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불만족의 정도를 맞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