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현안 공조·5월까지 가스공급가 협상 마무리 합의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6일(현지시간) 러시아를 찾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현지 도착 첫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했다.

푸틴 대통령은 소치를 찾는 세계 40여 개국 지도자 가운데 가장 먼저 시 주석과 회담하며 각별한 관계를 과시했다.

◇ 푸틴, 소치 찾은 시 주석과 첫 정상회담 = 7일 중국중앙(CC) TV와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소치에서 열린 회담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시 주석은 먼저 푸틴 대통령에게 동계올림픽 개최를 축하하고 새해 인사를 건넸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 요청으로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러시아는 올림픽을 개최하고 중국인민들은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보내고 있는데 경사가 겹쳤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게 된 것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인민을 잘 이끌고 번영·부강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라고 치켜세웠다.

시 주석은 '중국관습', '좋은 이웃·좋은 동반자·좋은 친구' 등을 거론하며 "저는 이웃의 경사를 직접 축하하고 러시아 인민과 경사를 나누려고 왔다"며 러시아의 세심한 조직 아래 이번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의 올해 첫 만남에서 친밀감이 가득 담긴 수사를 반복적으로 사용한 것은 대외적으로 양국 간의 '밀착관계'를 적극 부각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 역시 시 주석의 이 같은 태도에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그는 "러시아 인민의 성대한 사업을 도우려고 러시아를 찾아준 데 대해 나는 열렬하게 환영하며 진정으로 감사한다"면서 "춘제는 중국인민이 친척과 친구들을 방문하는 날인데 이런 시기에 시 주석이 러시아를 찾은 것은 바로 좋은 친구를 보러 온 셈"이라고 반겼다.

◇ 국제 현안 공조 합의…가스 협상 5월까지 끝내기로" =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이 끝난 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회담 내용에 대해 경제, 군사기술 협력 방안 등 양자 문제와 한반도 정세, 시리아 내전 사태 등의 국제 현안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두 정상은 시리아 사태 등을 포함한 국제 현안에서 양국이 앞으로도 긴밀한 공조 체제를 유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페스코프는 덧붙였다.

회담에 배석한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티' 사장 이고리 세친은 두 정상이 러시아 천연가스의 중국 수출 문제도 논의했다면서 오는 5월까지 공급가 등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미-일 동맹에 맞서는 중-러 양국의 밀월 관계는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5월 중국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며 뒤이어 가을에도 베이징 근교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참석해 시 주석을 만날 계획이다.

페스코프 공보비서도 이날 정상 회담 뒤 "푸틴 대통령이 봄에 상하이를 방문하고 이후 베이징에서 열리는 APEC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베이징·모스크바연합뉴스) 이준삼 유철종 특파원 jslee@yna.co.kr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