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기밀 감시프로그램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에 대한 '조건부 사면설'을 일축하면서 러시아에 임시 망명 중인 스노든이 조속히 귀환해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스노든 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전혀 변함이 없다"며 "스노든은 기밀 유출로 기소된 상태이며 미국에서는 중죄 혐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카니 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스노든이 귀환하도록 러시아를 압박할 것이라면서 그의 운명은 NSA가 아닌 법무부에 달렸다고도 말했다.

이는 NSA에서 이번 기밀유출 사건 조사를 책임지고 있는 릭 레젯이 지난 15일 CBS방송 시사프로그램 '60분'(60 minutes)과의 인터뷰에서 스노든이 추가 폭로를 멈춘다면 조건부 사면이나 감형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데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이다.

카니 대변인은 레젯의 발언이 '개인적' 의견이라면서 이 아이디어는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키스 알렉산더 NSA국장이 거절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알렉산더 국장은 당시 "이는 50명의 인질을 붙잡은 인질범이 10명을 쏴 죽인 뒤에 '사면하면 40명을 풀어주겠다'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면서 스노든의 법적 책임을 줄여주는 것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NSA가 대대적인 통신망 도·감청을 통해 미국과 서방 협력국의 정보를 수집했다는 내용을 폭로한 스노든은 기밀문건 170만건을 유출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스노든은 체포돼서 미국에 송환되면 장기 복역을 할 수 있다는 우려 하에 현재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모처에서 은신 중이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gatsb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