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든 '사면 요구' 단칼 거절…"이미 기회 놓쳤다"

미국 백악관과 상·하원 정보위원장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대규모 감시활동을 폭로한 전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사면 요구를 거부했다.

댄 파이퍼 백악관 선임고문은 3일(현지시간) 미국 ABC 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해 스노든에 대한 사면 요청이 논의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스노든은 미국법을 어겼으며 미국으로 돌아와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 정보위원장과 마이크 로저스(공화ㆍ미시간) 하원 정보위원장도 이날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나와 같은 입장을 반복했다.

파이스타인 위원장은 스노든이 서한에서 미국 의회에서 증언할 준비가 됐다고 말한 것에 대해 "그는 이미 그럴 기회를 놓쳤다"고 꼬집었다.

그는 "스노든은 정보위원회에 전화를 걸어 '당신들이 봐야 할 정보가 있다'고 말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그는 대신 미국에 엄청난 피해를 주는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대답은 사면은 없다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로저스 위원장 역시 스노든이 사면을 받아야 할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다며 그의 사면 요구를 '끔찍한 생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스노든이 미국으로 돌아와 자신이 정보를 훔쳤고 정보를 어겼으며 기밀 정보를 폭로했다는 사실에 대해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며 "(그럴 경우에 한해) 기쁜 마음으로 그와의 대화에 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스노든은 러시아에서 비밀리에 만난 한스-크리스티안 슈트뢰벨레 독일 녹색당 의원에게 전달한 서한을 통해 반역 및 스파이 혐의를 적용한 미국 정부에 사면을 요구했다.

그는 서한에서 자신을 반역자로 취급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미국 의회에 나와 NSA의 광범위한 감시활동에 대해 기꺼이 증언할 생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워싱턴 AP·AFP=연합뉴스) y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