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17명 사망·246명 부상…시나이 반도에서는 군경 5명 피살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축출 이후 이집트 과도정부가 출범한 가운데 금요 휴무일인 5일(현지시간) 무르시 반대파와 지지 세력이 전역에서 충돌해 최소 26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수도 카이로에서는 양측이 이날 밤늦게까지 각각 다른 장소에서 대규모 집회를 가지면 또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무르시 찬반 세력은 이날 오후 8시(현지시간)께부터 3시간가량 카이로 도심 타흐리르 광장과 연결된 '식스오브옥토보' 다리에서 투석전을 펼치고 화염병을 던지며 격하게 맞붙었다.

현장에서는 총성도 들렸고 다리 위에 있던 차량 여러 대가 화염에 휩싸였다.

이 다리 주변에서만 최소 2명이 목숨을 잃고 7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의료진은 밝혔다.

이집트군은 충돌이 발생한 지 한참이 지나고 나서 현장에 장갑차와 병력을 투입했다.

군 헬기는 타흐리르 광장 주변을 비행했다.

무르시 찬반 세력의 크고 작은 격돌은 카이로뿐 아니라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 룩소르, 수에즈 등 전국 7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또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에서는 무장 괴한의 공격을 받고 군인과 경찰 5명이 사망했다고 보안 관계자는 말했다.

지금까지 전역에서 최소 17명이 사망하고 246명이 다쳤다고 이집트 국영TV가 보도했다.

식스오브옥토보 다리에서 충돌은 무르시 지지파 수천명이 군부의 무르시 축출에 항의하는 행진을 하다 무르시 반대파와 맞붙으면서 촉발됐다.

앞서 카이로 동부 공화국수비대 본부 인근에서는 군인과 무르시 지지자들과 충돌해 최소 3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부상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AFP 통신이 보도했다.

AP통신은 이 현장에서 1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무르시 지지 시위대가 '군부 타도', '무르시는 우리의 대통령'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던 중 총성이 들렸다고 목격자는 말했다.

현지 일부 언론은 군인의 발포로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으나 군 대변인은 "시위대를 향해 총탄을 쏘지 않았다"고 이를 부인했다.

군부에 의해 지난 3일 축출당한 무르시는 현재 공화국수비대의 병영 시설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