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최대부호 바티스타의 몰락…1년만에 재산 10분의 1로
브라질 최대 재벌 에이크 바티스타 EBX그룹 회장(사진)의 재산이 10분의 1 토막 났다. 작년 3월 포브스의 억만장자 집계에서 7위에 오르며 “앞으로 3년 내에 1위에 오를 것”이라고 호언한 지 1년4개월 만이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대규모 시위와 함께 원자재 가격 상승에 기댄 브라질의 경제 성장이 끝나가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3월만 해도 바티스타 회장의 재산은 343억달러(약 39조174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3월 나온 포브스 발표에서는 재산이 110억달러 수준까지 쪼그라들며 순위도 100위로 떨어졌다. 최근에는 29억달러까지 감소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약 1년 반 사이에 재산의 91%가 줄어든 것이다.

이는 바티스타 회장의 EBX그룹이 원자재 생산을 위주로 성장해온 회사이기 때문이다. 석유생산업체 OGX와 철광석 생산업체 MMX, 석탄 생산업체 CCX를 중심으로 다른 주력 계열사도 원자재 운송이나 관련 인프라 건설을 주 사업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2011년 이후 원자재 가격이 대폭 하락하면서 이들 기업은 대거 손실을 봤다.

바리스타 회장은 평소 호화 요트와 헬리콥터까지 동원한 화려한 여성 편력으로 이목을 끌었다. “자산을 몇 배로 불리겠다”는 의미로 계열사 이름마다 ‘X’를 넣었다. 하지만 높아진 세계 경제 변동성에 남미 부호도 꿈을 접어야 할 처지에 빠졌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