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 문제 다툼, 법정 분쟁 등에 일침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 데스몬드 투투 명예 대주교가 넬슨 만델라(94)의 가족들에게 장지 문제로 그의 명성을 더럽히지 말라고 4일(현지시간) 호소하고 나섰다.

투투 명예 대주교는 성명에서 "제발, 제발 우리 자신들만 생각하지 마라"면서 "마디바(만델라 존칭) 얼굴에 침을 뱉는 것과 같다"고 만델라 가족들을 비판했다.

투투는 "만델라가 27년간 감옥에 있을 당시 석방되면 자유를 함께 누릴 것만 상상했다"면서 "우리는 그의 가족들을 통해 마디바에 대한 사랑을 빛내고 싶다.제발 그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라"고 호소했다.

위독 상태로 현재 병원에 4주째 입원한 만델라의 장지를 둘러싼 집안 싸움은 숨진 세 자녀의 유해 재이장 문제와 맞물려 공개적인 법정 다툼으로까지 번졌다.

만델라의 장녀 마카지웨 등 가족 16명은 장손 만들라를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내 지난 2011년 만들라가 가족의 허락 없이 쿠누에서 음베조로 옮긴 세 자녀의 유해를 다시 쿠누로 이장하도록 3일 판결을 받아내 4일 결국 재매장했다.

만델라는 음베조에서 태어났으나 어린 시절 어머니를 따라 이동한 쿠누를 고향으로 여기고 있으며 장녀 마카지웨 등은 만델라가 먼저 세상을 떠난 자녀들과 함께 쿠누에 묻히길 원한다며 소송을 내 이긴 것이다.

장손 만들라는 법원 명령에 놀랐다면서 만델라의 장녀 마카지웨에 대해 "가족의 분열과 파괴를 야기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만들라는 특히 아버지의 장지에 대한 결정권은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요하네스버그 AFP=연합뉴스) sahms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