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방지책 마련이 최대쟁점…시설·장비점검은 합의 손쉬워
"한차례 회담으로는 결론나기 어려워"…이견조율 주목

판문점에서 6일 열릴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이 3개월을 넘긴 개성공단 사태의 중요한 돌파구가 될 전망이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남북이 구체적인 성과를 마련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양측이 개성공단 정상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의제별 세부 사안에서 입장차가 작지 않아 협상에 큰 진통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이번 한 차례의 회담으로는 개성공단 문제를 풀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번 실무회담에서 ▲ 개성공단 시설 및 장비점검 문제 ▲ 완제품 및 원부자재 반출 문제 ▲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 문제 등 크게 3가지를 논의하자고 의제로 제시해 뒀고, 북측은 이에 별다른 이의를 달지 않았다.

◇ 남북, 재발방지책 놓고 충돌 가능성
가장 큰 쟁점이 될 의제는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 문제'다.

우리 정부가 그동안 요구해 온 유사 사태의 재발방지책이 여기에 포함된다.

정부는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기 이전에 이 문제를 꼭 풀고 넘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언제든 북한이 마음먹기에 따라 이번과 같은 사태가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정부 내에 있다.

개성공단이 착공된 때부터 10년을 넘긴 현 시점에서 그동안의 개성공단의 성과를 평가하고 보완책을 마련할 좋은 기회라는 것이 우리 정부의 인식이다.

청와대 관계자도 5일 "가장 중요한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우리 정부는 '선(先)재발방지책 마련 후(後)정상화' 카드를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먼저 공단의 재가동을 원하고 있는 북한이 우리 정부의 재발방지책 요구를 덥썩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북한은 이번 사태가 남측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나 최고존엄 모독 등 이른바 근본 문제 때문에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약간 물러서라도 일단 먼저 정상화를 한 뒤에 협의하자는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넘어갈 공산도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나 국방위원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서약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모호한 유감 표명은 모르겠지만 그 이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문제로 갈등이 깊어질 경우에는 실무회담이 정상화 문제까지 논의하지 못한 채 공전할 수도 있다.

"이번 회담 한번에 결말이 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전망도 이 때문에 나오고 있다.

◇ 시설·장비점검 문제는 남북 인식 공유
우리 정부가 첫번째 의제로 제시한 개성공단 시설 및 장비점검 문제는 가장 시급하면서도 견해차가 적은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마철이 본격화된 시점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라는 데 남북이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남북이 실무회담을 통해 합의할 경우 우리 측 기업인들과 관리인원들의 조만간 방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유사 사태가 없을 것이라는 북측의 확약이 있기 전에는 우리 국민을 다시 개성공단에 보낼 수 없다는 인식이 청와대나 정부 내에 있기 때문에 이 문제 역시 재발방지책 마련 여부와 연계될 수 있다.

◇ 北, 완제품 등 반출문제 협상카드로 활용 가능성
완제품 및 원·부자재 반출 문제는 빨리 해결해야 할 숙제이긴 하지만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북한이 의외로 이 문제에 완강하게 나올 여지도 있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공단에서 완전 철수하면서 완제품과 원부자재를 대거 남겨놓고 올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제품을 가져오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러나 북한이 제품 반출 문제를 자신들의 '선 재가동' 주장을 관철시킬 수 있는 카드로 사용할 경우에는 일단 정상화 합의가 남북간에 이뤄진 뒤에나 제품을 반출해 줄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가 정상화에 앞서 구체적인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할 경우에는 제품 반출 문제도 쉽게 합의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원·부자재 반출 문제는 더욱 어렵다.

북한은 완제품 외의 원·부자재 반출 문제를 개성공단 철수나 폐쇄의 사전 조치 중 하나로 생각하고 갖은 명목으로 반대 입장을 보일 개연성이 높다.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홍지인 기자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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