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헌법재판소의 아들리 만수르 소장(67)이 4일 임시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이집트 군부는 무슬림형제단 지도부 인사 200여명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모함메드 바디에 의장을 체포하는 등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축출 하루 만에 신속하게 과도 통치 체제를 정비하고 나섰다.

카이로에 있는 국가 기관과 기업도 이날 속속 문을 열었고 한때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주유 대란, 정전 문제도 눈에 띄게 줄었다.

만수르 임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카이로 헌법재판소에서 국영TV로 생중계된 가운데 취임사에서 "무르시의 사임을 촉구한 대규모 거리 시위를 통해 영예로운 혁명의 길을 바로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무르시 대통령의 뒤를 이어 이날부터 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때까지 국가수반을 맡게 된다. 1992년부터 헌재 부소장으로 있다가 무르시 대통령의 실각 이틀 전인 지난 1일에야 헌재 소장으로 취임한 인물이다.

이집트 검찰은 이날 무슬림형제단 지도부 인사 등 200여명에 대해 카이로 동부 모카탐에 있는 무슬림형제단 본부에서 일어난 시위대 사망에 책임을 물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관영 메나통신이 보도했다.

주요 검거 대상은 무슬림형제단 모함메드 바디에 의장과 카이라트 알 샤테르 부의장 등으로 이집트군은 전날 이들의 출국을 금지한 데 이어 바디에 의장을 체포했다. 바디에 의장은 전날 밤 카이로 서쪽의 휴양지인 마르사 마트루흐 마을에서 이집트군 헌병에 체포돼 카이로로 입송 중이다.

이집트 시민은 이날도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 등 거리로 나와 환호를 지르거나 자동차 경적을 울리는 등 무르시 축출을 환호했다. 카이로 나스르시티에선 수천명이 모여 무르시 사진을 들고 '군부 반대' '민주주의 복귀'를 외쳤다.

현재 무르시는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서 연금 상태에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