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린폴리시 인터뷰 "군부, 정치 관여 않을 것"

미국 정부가 이집트 사태를 '쿠데타'로 규정할지를 놓고 방향을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 주재 이집트 대사는 이를 민중봉기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4일(현지시간)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모하메드 타우픽 대사는 전날 워싱턴DC 대사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군(軍)이 권력을 잡지 않았기 때문에 이는 쿠데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타우픽 대사는 "이번 사태는 군이 시작한 게 아니라 민중봉기(popular uprising)였다"면서 "카이로 뿐만 아니라 이집트의 모든 대도시에서 거리로 몰려나온 1천만명 이상의 국민이 선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군은 쿠데타를 시도한 게 아니라 다만 폭력사태를 막기 위해 개입한 것일 뿐"이라고 군부를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그는 특히 "군은 이집트를 통치하기 위해 돌아온 게 아니고, 그런 일은 앞으로도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실각할 때도 모든 정파들이 군부에 정권 이양기 동안 국가를 통치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후 군은 스스로 권력에서 물러났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무슬림형제단은 이집트 국민이 원하는 걸 따르지 않은 채 일부 지지자들을 선동했고 이번 사태에 불을 질렀다"면서 "군은 심각한 상황으로부터 국가를 구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군부가 아니라 임시 대통령으로 추대된 아들리 만수르 헌법재판소장이 완전한 권력을 가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타우픽 대사는 미국의 입장에 대해 "미국은 이집트 국민의 선택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우리는 미국 정부와 어떤 접촉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집트가 민주주의로 전환하는 것을 미국이 지지하길 바란다"면서 "우리는 이집트 국민 모두가 자신들의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인다고 느끼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밖에 이번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불안 우려에 대해 "전에는 이집트의 방향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우려가 없다"면서 "원유 가격에 어떤 영향도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