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전문가 "잠복기 일률적인 판단 어렵다"

신종 조류 인플루엔자(AI)가 가금류 등의 배설물을 통해 공기 중에서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분자생물유행병학 전문가인 허메이샹(何美鄕) 대만 중앙연구원 박사는 최근 중국에서 확산하는 H7N9형 신종 AI 감염자의 40%가 가금류 등과 직접 접촉한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고 연합보 등이 25일 전했다.

허 박사는 가금류 미접촉 신종 AI 감염자 가운데 상당수가 최근 닭, 오리, 비둘기 등의 배설물이 널려 있는 재래시장을 찾은 적이 있는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종 AI가 처음 나타난 상하이(上海)시 당국이 가금류 판매를 전면 금지한 뒤 신종 AI 감염 사례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 AI 바이러스는 미량이지만 사람에게 감염될 수 있으며, 잠복기도 상대적으로 긴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대만에서 전날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53세의 대만인 남성도 최근 중국을 다녀온 뒤 초기 두 차례 검사에선 음성 반응이 나왔지만 발병 12일 만에 양성으로 판정됐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신종 AI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7일 전후인 것으로 판단해 왔다.

바이러스 잠복기가 환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점은 검역 당국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대만 위생서 산하 질병통제센터(CDC)는 그동안 검사받은 신종 AI 의심 환자 가운데 잠복기가 지난 것으로 판단해 음성 판정을 내린 사람들에 대해서도 추가 추적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리민(黃立民) 국립 대만대학교병원 소아감염학과 교수는 "대만에서 확인된 첫 확진 환자는 잠복기 동안에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면서 "공항 등에서의 검역이 사실상 무용지물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성무 특파원 tjd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