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즉위식이 거행된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을 찾은 한국의 사제들과 신도들은 19일 새 교황 즉위를 계기로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을 더욱 포용·배려하고 종교간 화해와 평화가 이뤄지기를 소망했다.

교황청 소속 한국신학원 원장신부이자 이탈리아 로마한인성당의 사목담당인 김종수 원장신부는 "새 교황은 학자로서의 모습보다 목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계신다"며 앞으로 가톨릭 교회가 아픈 사람을 위로하고 소외자들을 보듬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원장신부는 "오늘 강론 가운데 '부드러움과 좋은 마음을 갖기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신 말씀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신도는 물론 세상 사람들이 이 말씀을 갖고 하느님의 창조대로 세상을 지키고 무엇보다 우리 자신을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이라는 표현이 아닌 '베드로의 직무를 시작하는 로마의 주교'라고 스스로를 칭한 것이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로마한인성당 평신도 대표인 박민식씨는 "소박하고 가난한 이웃을 소중히 여기는 분이 교황으로 즉위하게 돼 무척 기쁘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을 본받아 가톨릭 교회와 전 세계가 화해하고 하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청주 교구에서 바티칸을 찾았다는 김혜영 골롬바 수녀는 "유럽을 방문하는 기간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즉위식을 볼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새 교황이 즉위한 만큼 가톨릭 교회가 사회에 필요한 일원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김 수녀는 "새 교황이 선출된 직후 가난한 사람들을 보살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하느님도 우리 가톨릭 교회가 가난한 사람들 안에서 그들과 함께 나아가기를 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친구들과 유럽 방문 길에 바티칸을 찾게 됐다는 회사원 송재훈(27)씨는 "새로 즉위한 교황께서 평소의 말씀대로 사랑과 위로를 통해 종교간 화해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이렇게 되면 세계평화도 한발짝 다가서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한 한 중년 남성은 "새 교황의 즉위를 진심으로 기뻐한다"면서 "가난하고 약한 자를 포용하는 가톨릭 교회가 되어 세상을 밝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바티칸시티연합뉴스) 김홍태 특파원 hong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