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에서 15~16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의 공동성명 초안에 ‘각국의 인위적인 통화 약세 경쟁을 반대한다’는 문구가 담길 예정이라고 아사히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이 입수한 초안에는 ‘환율이 시장에서 결정되는 수준과 계속 동떨어져서는 안 된다’, ‘통화가치의 경쟁적인 평가절하를 피한다’ 등의 문구가 들어 있다. 러시아 브라질 등 일부 국가가 일본의 엔저(低) 정책을 놓고 제기한 ‘각국이 경쟁적으로 통화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우려 표명 내용도 초안에 포함돼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초안은 무제한 양적완화로 내수 확대와 인플레이션을 유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 ‘아베노믹스’가 엔화가치의 급속한 하락을 초래한 데 대한 회원국의 견제 조치로 해석된다.

엔화가치는 아베 총리 취임일인 지난해 12월26일 달러당 85.35엔에서 이날 현재 93.60엔대로 약 10% 떨어졌다. 유럽연합(EU)과 신흥국들은 급격한 엔저로 일본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자국 기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12일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도 “재정·통화정책은 국내의 수단으로 각국의 개별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데 맞춰야 한다”며 “특정 환율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는 점을 재확인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