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지 '日자민당 反TPP-한국 관망 기조'

한국과 일본이 최근 대통령선거와 총선거 이후 권력개편을 진행하면서 단기간 내에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참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통상전문매체인 'US인사이드 트레이드'는 12일(현지시간) 한·일 양국의 정치적 환경으로 미뤄 양국이 당장 새로운 무역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라고 보도했다.

우선 일본의 경우 자민당이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텃밭'인 농촌지역 유권자들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TPP 협상 참여를 전격 선언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절대적이다.

실제로 자민당은 지난해 말 승리를 거둔 중의원 선거에서도 'TPP 협상 참여 반대'를 주요 공약 가운데 하나로 내놨었다.

오렐리아 조지 멀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는 '동아시아포럼(East Asia Forum)' 최신호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TPP 협상 참여를 결정하는 것은 절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베 총리가 장기적으로는 TPP 협상에 참가하는 데 찬성할 수도 있으며, 자유경제론자들을 최근 각료에 다수 투입한 것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지지자들이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의 당선에 '안도'하고 있지만 선거 기간 무역정책이 뒷전으로 밀렸기 때문에 당장 큰 정책결정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박 당선인으로서는 소득불균형, 북핵 등 시급한 현안이 적지 않기 때문에 TPP 협상 등 무역정책에서는 일단 '관전 모드(wait-and-see mode)'를 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은 TPP 협상 참가국 대부분과 이미 FTA를 체결한 데다 중국, 멕시코, 호주, 뉴질랜드 등과도 협상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TPP 협상 참가에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마커스 놀런드 미국 피터슨연구소 연구원은 "한국의 정책당국자들로서는 '얻는 게 많지 않다면 왜 TPP 협상에 참가해야 되느냐'라는 질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달 말 출범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2기 행정부도 지지 기반인 자동차산업 노동조합의 강력한 반대 때문에 일본을 TPP 협상에 끌어들이는 것이 상당한 부담이라고 US인사이드 트레이드는 지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