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지난 3일 가까스로 연임에 성공했지만 그를 낙마시키려는 '쿠데타' 음모가 은밀히 기획됐으며 표결 30분 직전 취소됐던 것으로 6일(현지시간) 드러났다.

'재정 절벽(fiscal cliff)'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질질 끌려 다니며 공화당의 요구를 관철하는데 실패했다고 믿는 일단의 보수파 의원들이 베이너 의장을 교체해야 한다는데 공감, 이 음모에 가담했다고 미국의 경제소식지 '씨큐 롤콜(CQ Roll Call)'이 폭로했다.

이들은 최소한 25명의 동조자만 규합하면 쿠데타를 실행에 옮기기로 하고, 의원 25명을 끌어모았으나 그 중 1명이 표결 당일 아침에 갑자기 약속을 깨는 바람에 '최소한의 거사 동참자' 25명에서 1명이 모자라 결국 베이너 낙마 계획을 철회했다는 것이다.

애초 이들은 하원에서 1차 투표를 무산시키고 2차투표로 들어가면 공화당 의원총회에서 경쟁자들이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생각했으나, 유력 후보였던 같은 당 에릭 켄터 하원 원내대표와 젭 헨사링 재정위원장이 이미 불출마를 선언해 수포가 됐다고 이 소식지는 전했다.

이 쿠데타 계획은 미시간주의 저스틴 아매쉬,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믹 멀바니, 아이다호주의 폴 R 라브라도 의원 등이 주도했으나, 애초부터 특정인이 기획한 것은 아니었으며 동시다발적으로 의견이 제기돼 이뤄졌던 것이라고 이 소식지는 덧붙였다.

물론 의원 24명만으로도 2차 투표로 끌고 갈 수 있었지만 당일 하원에서 의원들 간에 열띤 토론이 벌어지는 바람에 취소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