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변호사 고용…'한국 계약주선 접근' 주장 등 반박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불륜스캔들에 연루된 여성 질 켈리(37)가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반격'에 나섰다.

특히 그는 유명 변호사를 고용, 개인정보 유출과 명예훼손 등에 대한 소송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태가 법정분쟁으로 비화할지 주목된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켈리의 변호인인 애비 로웰은 최근 플로리다주 탬파의 지방검사인 스티븐 멀드로우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번 스캔들이 확산하는 과정에서 검사, 공무원들이 켈리의 신분을 언론에 부당하게 유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워싱턴DC의 유명 변호사로 알려져 있는 로웰 변호사는 "이번 정보유출은 분명히 정부측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법무부를 상대로 정보유출 및 사생활 침해 가능성에 대한 자체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지도 문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거 켈리 부부의 대리인이었던 배리 코언 변호사에 대해서도 '변호사-의뢰인 특권'을 위반했다면서 플로리다변호사협회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코언 변호사가 이번 사태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 등에서 켈리 부부의 재산 문제 등 사생활을 언급한 것이 변호사의 윤리 의무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로웰 변호사는 이밖에 켈리가 한국의 대규모 에너지사업 계약을 주선하겠다면서 접근해 부당한 수수료를 요구했다는 뉴욕 소재 에너지기업 '트랜스개스'의 애덤 빅터 최고경영자(CEO)의 주장도 반박했다.

켈리측이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빅터 CEO는 이번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에도 켈리에게 몇차례 이메일을 보냈으며 여전히 한국과의 계약을 도와줄 수 있느냐고 문의했다.

이에 앞서 그는 지난 8월말 켈리에게 삼성, 현대 등 한국의 대기업들과 입찰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으며, 이후 수수료 문제를 놓고 수차례 이메일을 주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웰 변호사는 "빅터 CEO는 켈리가 전체 계약규모의 2%를 수수료로 요구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 요구한 것은 수익의 2%였다"면서 "그는 켈리에게 부적절한 행동도 했다"고 주장했다.

켈리는 퍼트레이어스 국장, 존 앨런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사령관 등과 친분을 유지하면서 수많은 이메일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져 현지 언론에 불륜스캔들의 '핵심 인물'로 소개됐다.

그는 그러나 자신이 퍼트레이어스 국장과의 친분을 이용한 적이 없으며 잘못된 행동을 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의 지인도 WP와의 인터뷰에서 켈리가 앨런 사령관과 많은 이메일을 주고받았고 일부는 다소 부적절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폰섹스나 성관계 등을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