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하원의원 도전 강석희 시장은 낙선
지방선거에선 한국계 대부분 당선


6일 (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지방 선거에서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의 어바인 시장에 한인 최석호(68·미국 이름 스티븐 최) 씨가 당선됐다.

공화당 소속인 최 당선자는 민주당 후보로 나선 래리 애그런 후보를 접전 끝에 2천500여표 차이로 따돌렸다.

현재 시의원인 최 씨가 시장에 당선되면서 어바인 시장은 현재 강석희 씨에 이어 한인이 연이어 맡게 됐다.

2008년부터 연임하며 4년 동안 재직한 강 시장에 이어 최 씨가 취임하면 6년 연속 어바인 시는 한인이 이끌게 된다.

어바인 시는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부유한 지역으로 꼽히며 주거 환경이 쾌적하고 교육 여건이 좋아 한인이 많이 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전체 유권자 12만명 가운데 5천여명이 한인으로 집계됐다.

최 당선자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1968년 미국에 건너온 이민자이다.

루이지애나주립대와 피츠버그대에서 도서관학 석사와 박사를 차례로 딴 최 당선자는 USC, 어바인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를 지냈다.

1993년부터 어바인에서 학원 사업을 벌이며 뿌리를 내린 최 당선자는 6년 동안 시 교육위원을 지낸 데 이어 무려 8년 동안 시의원을 맡아 지명도가 높은 인물이다.

특히 '교육 도시' 어바인에서 교육 위원으로 일하면서 교육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어바인 지역 아동 학습 능력 향상과 공공 도서관 확충과 시설 개선, 환경 보전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 강석희 시장과 함께 캘리포니아에서 대표적인 한인 지역 정치인의 반열에 올랐다.

어바인 한인 축제를 이끄는 등 한인 사회와도 끈끈한 인연을 이어왔다.

최 당선자는 어바인의 자랑거리인 빼어난 치안과 쾌적한 주거 환경, 뛰어난 교육 여건을 더 향상시키겠다는 평범한 공약을 내놨지만 '믿을 수 있다'는 평판을 무기로 지역 주민의 마음을 샀다고 자평했다.

최 당선자는 특히 "전폭적으로 밀어준 한인들의 덕을 많이 봤다"면서 "한인들의 입지를 향상시키는데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인 재니 최 씨도 어바인에서 학원 사업을 하고 있으며 장남 다니엘 최 씨는 스탠퍼드대와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주립대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로스앤젤레스에서 의사로 일하고 있고 딸 미셸 최 씨는 미시간대 법과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민주당 소속으로 어바인을 포함한 제45선거구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장을 낸 강석희 어바인 시장은 현직 하원의원인 존 캠벨 후보에 져 낙선했다.

강 시장은 "현역의 벽이 이렇게 높을 줄 몰랐다"면서 "성원해준 동포들에게 송구스럽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주 의회 선거에선 B.J. 박(38·한국명 박병진·공화) 조지아주 하원의원과 신디 류(55·한국명 김신희·민주) 워싱턴주 하원의원이 재선에 성공했다.

연방검사 출신인 이민 1.5세대 박 의원은 조지아주 하원 108지구 선거에 단독 출마해 개표와 동시에 당선이 확정됐다.

신디 류 의원도 워싱턴주 32지구 주 하원의원 선거에 나서 70% 이상 득표해 상대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이겼다.

뉴욕주 40지구 주 하원의원에 출마한 론 김(33·한국명 김태석·민주) 전 뉴욕주지사 퀸스지역 담당관도 69% 득표해 당선됐다.

펜실베이니아주 103지구 하원의원 도전에 나선 CBS방송 앵커 출신의 패티 김(37·민주) 해리스버그 시의원은 단독 출마해 당선됐다.

그러나 뉴욕주 주 상원의원에 도전했던 J.D. 김(38·한국명 김정동·공화) 변호사는 당선에 실패했다.

오렌지카운티 라팔마 시의원에 출마한 피터 김은 후보 7명 가운데 가장 많은 표를 얻어 무난하게 당선됐다.

인구 1만5천여명의 라팔마 시에는 중국, 필리핀, 베트남, 한국 등 아시아계 주민이 30%가 넘는다.

피터 김 당선자는 한인인 미셸 박 스틸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위원회 부위원장의 보좌관을 맡으면서 일찌감치 아시아계 표밭을 공략해 결실을 봤다.

(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 훈 임상수 특파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