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7일 재선에 성공하자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잇따라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되자 “(오바마 대통령 집권 1기인) 지난 4년 동안 중·미관계가 발전했다”며 “중국은 미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오바마와 함께 미국과 중국이 협력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는 데 합의했다”며 “이는 상호 존중과 양국 간 새로운 관계 구축 노력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차기 최고지도자가 될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도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도 “앞으로 미국과 계속 협력해 나가고 싶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축하하는 전문을 보냈다. 크렘린 측은 “우리는 러시아와 미국 관계의 긍정적 분위기가 발전하고 완성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BBC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일할 시간이 기대된다”며 “우리는 함께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양국의 협력이 지속되길 기대한다”는 서한을 백악관에 보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은 미국인들이 열린, 또 통합된 미국을 선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버지 고향인 케냐의 므와이 키바키 대통령도 “오바마 대통령과의 인연이 자랑스럽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뉴욕 증시는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된 후 첫 거래일을 큰 폭의 하락세로 시작했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08.20포인트, S&P500 지수는 21.82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자본이득세와 배당세를 인상하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공약에 주목한 때문이다. 그동안 대선 이슈에 가려 있던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부각된 것도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

월가가 특히 우려하는 것은 ‘재정벼랑’이다. 내년 1월 6000억달러 규모의 증세와 재정지출 축소가 동시에 이뤄지는 재정벼랑을 피하기 위해서는 민주·공화 양당의 타협이 필요하다. 하지만 공화당이 대선과 함께 치러진 이날 총선에서 다시 하원을 장악하면서 타협에 성공할 가능성이 줄었다.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그동안 시장을 짓눌러온 ‘대선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역사적으로 민주당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에는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 당선됐을 때에도 큰 폭으로 주가가 하락했지만 1기 집권 기간 중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67%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1900년부터 현재까지 다우지수는 민주당 대통령 집권기에 연평균 7.8%, 공화당 대통령 집권기에 3% 올랐다.

뉴욕=유창재 특파원/고은이 기자 yoocool@hankyung.com